2025년 4월 11일
오늘은 날씨가 좋다.
봄바람이 살짝 불어 라이딩하는데 맞바람은 조금 영향이 있겠지만 심하지 않아 벚꽃구경하면서 달리기에 딱 좋은 날씨다. 집에서 지도를 검색해 한강에서 최적의 100km 코스를 찾아보다 팔당대교를 찍고 자전거를 선택해 보니 49km가 찍혔다. 지난번 바람이 심하게 불어 잠실철교-행주대교 돌아오기 100km 라이딩 도전에 실패했는데 오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안양천
라이딩 주변이 온통 꽃길이다.
상춘인파도 날씨가 좋아 쏟아져 나와 관광지를 방불케 한다. 하천에는 허벅지만한 잉어들이 산란철을 맞아 상류로 오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짝짓기 하느라 잉어들의 물장구 치는 풍경을 바라보면 재미난다.
주말 비가 예보되어 있는데 벚꽃놀이는 오늘이 최적기인 것 같다. 먼저핀 벚꽃이 벌써 바람에 꽃비를 날리고 있다.
안양천 좌우 둑방에는 만발한 벚꽃이 장관이다.
합수부를 지나 한강 자전거길로 들어섰다.
약한 뒷바람이 불어줘 25k/h를 유지하면서 잘 달리고 있다.



한강-팔당대교
합수부에서 팔당대교를 목적지로 가는 길에 벚꽃구경하면서 달릴 여유가 없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1:00-16:00시 까지다.
팔당대교까지 자전거길로 네이버는 49km 카카오는 57km로 검색된다. 걸리는 시간은 3:20분이다.
똑같은 페이스로 쭈욱 달려도 왕복 6:00시간이 더 걸린다. 오늘은 아내에게 혼날 것을 각오하고 도전해 볼란다.
시간에 쫓기는 삶이 싫은데 어쩔 수 없다.
열차를 운전할 때 불규칙적인 출퇴근 시간에 맞춰 생활해야 했고 여객열차의 경우 1분이라도 늦추지 않기 위해 운전하는데 무지 신경을 쓰면서 근무했다. 퇴직 후에는 시간의 구속에서 벗어나나 싶었는데 아내의 건강상의 문제로 외출시간이 극히 제한을 받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어 또다시 시간에 구속되는 삶을 살고 있다.
휴식시간을 줄여보려 잠수교에서 한차례 휴식하고 팔당대교까지 달렸다. 주변의 풍경이 자꾸 쉬어가라 하는데도 앞만 보고 열심히 페달질을 해 하남시에 접어들었다.
미사리 조정경기장 주변과 나무 고아원이라는 공원에 들어서자 벚꽃이 만발해 속도를 줄여 꽃구경하면서 달렸다.
팔당대교가 눈앞에 보인다. 당정뜰 공원을 지나 하남천 합수부를 넘어 팔당대교로 오른다. 한강 남쪽 자전거길은 여기서 끊기고 춘천이나 국토종주길로 가려면 팔당대교를 건너 북쪽 길로 가야 한다.
북단 교각아래서 휴식을 하고 되돌아가는 길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한강-마포대교-안양천
싸 온 간식으로 점심을 때우고 달리기 시작했다.
남양주 덕소 삼패지구 공원길을 달리고 한강 북쪽 자전거길에서 유일한 업힐구간 석실마을, 조선시대 영중추원사 예문관대제학 병조판서를 지낸 조말생 묘가 있는 곳을 힘겹게 오르고 다운길 양옆으로 음식점과 카페가 있는 골목길을 지나 다시 한강 자전거길로 달린다.
왕숙천 합수지점은 교량이 안쪽으로 있어 조금 들어가 교량을 건너고 영동대교를 바라보면서 달린다.
돌아가는 길에는 휴식시간이 잦아진다.
중랑천이 만나는 응봉산아래 공원에서 쉬었다 달리기 시작했다. 단체라이더들의 후미에 붙어 열심히 페달질을 하면서 달리다 마포대교 아래쪽으로는 공사구간이 많아 마포대교로 올라서 여의도로 넘어갔다.
이미 아내와 약속한 시간은 지킬 수 없고 내가 예측했던 시간보다 한 시간이 더 걸려 안양천으로 진입했다.






100km를 달리고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왔다.
무릎 어깨 목 팔목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다.
씻고 아내의 잔소리를 들으며 온몸을 파스로 도배했다.
나에게는 7-80km가 적당한 라이딩 거리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려보지만 달리다 보면 또 욕심을 부려 달릴 것이다.
자전거 여행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 또 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