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발원지 가마골 용소를 찾아서
강 따라 물 따라
하구에서 발원지까지 발원지에서 하구까지
2018년 9월 18일


용산역 6:30-정읍역 7:56
개봉역홈에서 자전거를 포장하고 아침 두 번째 전철을 타고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정읍역에서 내렸다. 영산강 발원지 가마골용소(담양군 용면 용연리)를 찾아가기 위해서다. 환승해서 다음 역인 백양사역에서 출발하면 4.5km 길이의 업힐구간 추령을 넘지 않아도 되고 거리도 5km 정도 짧은 거리인데도 굳이 추령코스를 택한 것은 내장산에 단풍놀이를 올 때마다 저곳을 꼭 한 번 올라보고픈 욕심 때문이다.




정읍역 앞에서 아침을 해장국으로 먹고 출발 시내를 달리다 간식도 챙기고 동진강상류 정읍천 천변자전거길을 따라 내장 저수지까지 달린다. 오래전에는 내장산에 들어가는 길이 정읍천 좌측으로 2차선 도로 하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정읍천 우측으로도 도로가 만들어져 단풍철 교통 막힘을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다. 우리나라 대표 단풍산 내장산을 바라보며 천변 자전거길을 내장저수지까지 달리고 저수지 둑을 올라서 저수지 우측길을 따라 달렸다.




아직은 푸르지만 단풍나무 가로수길이 숲 속을 달리는 기분이다.
저수지와 산과 나무들이 잘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해주고 있다.
도로도 굽이굽이 돌아쳐 달리는 라이더에게 재미를 더해줬다.
신나게 달리는데 유혹하는 붉은색꽃 꽃무릇이 만발해 있는 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자전거를 세우고 상사화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꽃밭 속으로 들어갔다.
볼수록 신기하고 아름답다.
잎이 없이 벌거벗은 채 꽃대를 곧추세우고 하늘거리는 붉은 꽃잎을 당당히 피워내는 이 꽃 상사화 사랑의 전설만큼이나 사랑의 마음을 나타내는 붉은빛이 가지 마라 유혹한다.
자리 펴고 꽃 속에서 맛난 술 한잔 하고프다. 하나 갈길이 멀다.
저수지를 따라 달리는데 또 자전거를 멈추게 하는 장소가 있었다.
갑오동학혁명 백주년기념탑을 발견하고 지나칠 수 없었다.
뒤로 조각공원이 있는데 그곳까지는 둘러보지 못하고 출발했다.


갑오동학혁명 백주년 기념탑명문
갑오동학혁명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와 민족의 자주를 표방한 민중봉기이다. 1894년 갑오년 정월 고부농민봉기는 고부군수의 학정에 일어난 고부군민의 거사였으며 3월 백산봉기는 전라도내의 동학교도와 농민들이 제폭구민 보국안민 기치아래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선상의 영도로 백산에 집결하여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9월 봉기는 이해 6월 일본군의 궁성침입으로 국권이 위기에 빠지자 전봉준 선생의 삼농봉기를 시발로 황해도이남 각 지역에서 동학교도와 농민과 애국인사들이 일으킨 항일의병봉기였다 그러나 당시의 왕조정부는 의로운 백성들을 비도라 하여 오히려 일본군을 앞세워 동족상잔을 자행하였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었다 그동안 음지에 묻혀오던 통한의 역사는 1960년대에 이르러 전승지인 정읍 황토현에 감오동학혁명기념탑이 세워지면서 선열들의 위대한 업적은 비로소 역사의 빛을 보게 되었다 이제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나아가서 갑오선열에 대한 신원과 국가적 예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갑오동학혁명 100주년에 즈음하여 그 정신을 선양하고 선열들의 높은 뜻을 기려 내장산 기슭에 이 탑을 세운다.
1997년 5월 11일.






내장산 공용버스터미널 앞 봉룡교를 건너 내장사로 들어가는 길을 버리고 추령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가파른 업힐구간이라 생각했는데 10k/h는 유지하면서 페달질을 한다. 체력이 좋아진 것인지 경사도가 생각보다 낮은지 모르겠다. 평소에는 이 정도면 5k/h로 달리는데 아무튼 재미나고 신나는 도로다. 아직 단풍이 물들지 않아 조금은 아쉬움은 있지만 주변풍경을 구경하면서 재미나게 오르고 있다. 땀으로 온몸이 젖어온다 초입에서 두 분의 라이더에게 추월당했지만 개의치 않고 내 방식대로 오르고 또 오른다 내장산 정상의 능선길이 내 눈높이와 비슷해진 느낌이다. 아래의 시설지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무념무상 페달질만이 있을 뿐이다. 도로의 경사가 완만함을 느낄 때 추령의 정상 휴게소가 보인다. 다 올랐다. 카페와 펜션 민박집 장승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물 한잔 마시고 이제 다운이다.



조금 다운하다 주유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 화양마을길을 택해 달렸다. 곧장 가도 만나는 길인데 내장산 뒤쪽 시골길로 달리고 싶어 이 길을 선택했다. 추령로를 만나 조금 달리다 반월교차로에서 49번 도로로 우회전하면 백양사의 백암산을 우측에 끼고돌아 백양사역으로 가는 길이다. 백양사역에서 출발했다면 이곳에서 792번 도로를 타면 여기서부터 동일한 코스를 달리게 된다.

시골들길의 풍경은 풍성한 가을 그대로다.
792번 도로는 순창군 복흥면을 지나고 추령천을 따라 이어진다.
이 추령천은 섬진강의 줄기인 옥정호로 흘러든다.
복흥우체국 사거리에서 추령로를 버리고 가인로로 바꿔 타고 담양군으로 들어서게 된다. 추령천을 따라 도로는 계속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추월산의 멋진 풍경을 계속 바라보며 달릴 수 있다.
답동삼거리는 쌍치 산내와 순창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가마골 용소를 찾아가는 마지막 갈림길이다.






답동삼거리 마트에 들어가 물을 채우고 음료수도 하나 마시고 하면서 마트주인에게 가마골 가는 길을 물었는데 “조기 카메라 있는 곳에서 좌측 산으로 들어가는 임도를 따라가면 가마골로 갈 수 있어요”. 마트에 계신 아저씨께서 한마디 거드신다. “임도길 좋아요 MTB는 충분히 갈 수 있어요” 네이버지도상에는 가마골입구에서 산중턱까지만 길이 표시되어 있는데(나중에 글을 쓰면서 지도를 더 확대해 보니 임도길이 나타났다) 현지민 말이 맞겠지 하면서도 잔차 출입을 통제하는 걸로 알고 있어 걱정은 되지만 재미나는 라이딩길이 될 것 같아 무작정 들어갔다. 오르는 길이 포장길 비포장이 반복되고 짧지만 상당한 업힐구간이 있어 라이더를 괴롭혔다. 오름을 다 오르고 평지를 가는데 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났다. 관리사무소길을 택해 내리막길 방향으로 들어가는데 자전거 오토바이 출입금지 플래카드가 머리 위에서 팔랑거린다.
에라 모르겠다!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막무가내로 다운을 시작했다. 숲 속 임도길을 달리는 것은 신나고 흥분된다. 용소를 찾아라. 사람들이 많이 다닌 흔적이 있는데도 용소는 보이지 않는다. 계속 내려가다 보니 바위사이로 흘러내리는 아담한 폭포 두 개가 연속 이어졌다. 정보검색 시 오르는 사람들이 용소에서 조금만 오르면 폭포를 만난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폭포에서 조금 내려가니 용소가 나타났다.
영산강발원지 영산강시원지 표지석에 시원지라고 새겨져 있다.
뭔지 모르지만 가슴이 찡한 이 느낌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