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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자전거타고 대한민국 한바퀴,서울-임진각,결산

왜 그럴까? 2025. 1. 18. 17:01

 

해안선 따라 대한민국 한 바퀴

 

2014년 1월 24일

서울-임진각-문산

총 누적거리:4336km

총누적일:40

 

마지막 구간이 너무 초라한 것 같아 두 달이 지나도록 글을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 일단은 마무리하자 맘먹고 글을 올립니다. 겨울 날씨치곤 따뜻한 날이었다. 오늘은 쉬는 날 집에서 하루종일 보내기가 아까워 잔차 끌고 늦으막이 집을 나섰다.

"해안선 따라 대한민국 한 바퀴" 마지막 구간인 문산-서울구간을 연결하고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임진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 구간은 몇 차례 동호회에서 라이딩을 했던 구간이다. 날씨는 좋았는데 겨우내 길가 북사면에 얼었던 눈과 얼음이 녹아내려 길은 달리기에 썩 좋지 않았다. 아랑곳하지 않고 질퍽한 눈과 물이 흐르는 도로를 신나게 달렸다.

 

 

안양천 오금교입구에서 시작 한강 합수부를 지나 행주대교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한강에는 오리 때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자연의 평화스러운 모습이 차분하게 달릴 수 있게 해 준다. 가양대교, 공항철도 철교밑을 지나고 방화대교 멋진 아치형 다리를 구경하면서 사진 한 장을 찍고 행주대교 남단으로 올라선다.

 

행주대교를 건너 일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자전거길을 잘 찾아 강변길로 들어섰다. 강변에 새로운 길이 생겼나 의심을 하면서도 한강을 좌측에 두고 철책을 따라 열심히 달리다 보니 막 다른 길이다. 굳게 닫힌 철문이 나의 갈길을 방해하고 있었다. 되돌아 행주대교 쪽으로 한참을 나와 자유로 밑을 통과해 들길로 찾아들었다. 몇 차례 와본 길인데도 헛갈렸다. 자유로와 제2자유로 사이 농로길을 따라 일산 쪽으로 달리고 있다.

 

이곳 코스는 한강을 따라가는 코스지만 자유로가 막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하구를 바라볼 수도 없는 코스다. 일산을 지나고 방향을 약간 우측으로 틀어 임진강이 보이는 곳으로 달린다. 이곳도 역시 자유로에 가로막혀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하구의 아름다운 모습은 볼 수 없다. 통일전망대에 오르면 서해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오늘은 집에서 너무 늦은 시간에 출발해 통일 전망대를 오를 시간이 없다. 통일전망대 입구를 지나 길가 국숫집에서 늦은 점심으로 국수를 먹었 다.

 

임진강역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볼거리가 많이 있다. 스팀기관차도 있고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DMZ안에 방치되어 있던 스팀기관차를 잘 처리해 전시해 놓은 볼거리도 있다. 임진강변 철조망에는 통일의 염원을 적어 걸어놓은 수많은 깃들 이 이곳의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임진강에는 해방 전에 북으로 연결 이용되었을 부서진 교각의 흔적이 분단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도로가 새로 만들어졌고 철길도 연결되어 한동안 개성까지 운행되었던 화물열차는 요즘 운행이 되지 않고 있다. 하루빨리 남북이 화해하고 교통이 연결되고 서로 왕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통일이 되기를 이곳에서 빌어봅니다. 서울에서 잔차 타고 반나절이면 갈 수 있는 곳이 북녘땅이다. 반토막의 대한미국 한 바퀴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백두대간을 완주하면서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반토막의 완주! 오늘도 임진강은 말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간성에서 문산까지 달리고 이곳 문산역에서 전철로 집으로 갔었다. 오늘은 집에서 한강을 따라 임진각을 거쳐 문산에 도착했다. 오늘도 해 떨어지고 어두워져 전철로 집으로 향했다. 이곳 문산은 나와 연이 많은 곳이다. 문산에서 조금 떨어진 선유리가 3년 동안 군생활을 했던 곳이다. 군생활하면서 외출을 나올 수 있었던 곳도 여기까지다. 외출 외박 시 이곳에서 술도 먹고 잠도자고 영화구경도 했던 곳이다. 그 시절에는 경의선의 종착역이기도 했다. 지금은 도라산역까지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해안선 따라 대한민국 한 바퀴 끝 마무리가 너무 많은 아쉬움을 남기네요 하지만 해냈다는 것만으로 나 개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내 나이 56,7,8세 다시 이렇게 달릴 수 있는 날이 있을까요?

 

 

해안선 따라 대한민국 한 바퀴

총 라이딩거리-4236km

총 일수-41일

2011년 06월 28일-29일   서울-강화도일주-인천-월곶                                                  90km

2011년 07월 21일-22일   월곶-대천역                                                                          303km

2011년 08월 15일-17일   대천-목포                                                                              376km

2011년 09월 27일-29일   목포-진도일주-해남-완도일주-강진(동호회 회원 2명 동행)  383km

2011년 10월 17일-21일   제주도일주(우도일주, 동호회 회원 12명 동행)                      263km

2011년 11월 22일-25일   강진-고흥반도-순천                                                              382km

2012년 04월 20일-22일   순천-하동-구례구역                                                              302km

2012년 05월 13일-15일   하동역-남해일주-진주역(동호회 회원 5명 동행)                  306km

2012년 07월 27일-30일   진주-거제도일주-부산                                                          495km

2012년 09월 03일-05일   부산-포항-경주                                                                    329km

2012년 10월 17일-19일   경주-포항-간성                                                                    413km

2013년 06월 13일-14일   삽교-만리포-영목항-대천항-대천역(태안반도 북남횡단)    180km

2013년 10월 12일-14일   간성-문산                                                                            334km

2014년 01월 24일           서울-임진각-문산                                                                 80km

 

추억

다음에서 T로 옮겨 적으면서 해안선 따라 대한민국 한 바퀴 돌았던 추억들이 머릿속에서 아른 거린다.

나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아내에게는 나쁜 남편으로 각인된 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양반이 배낭 메고 백두대간을 한다고 쏘다니더니 이제는 좀 조용히 있으려나 했는데 자전거 끌고 대한민국을 한 바퀴 돌겠다고 설레발치고 있다.

처음 MTB에 첫 입문할 때 강화도 무의도에서 척추가 골절되는 대형사고를 치고 한 달 동안 병원에 누워 있다 재활치료를 하고 출근하던 날 아내가 내 생의 첫 승용차를 사주었다. 자전거 사고 후 자전거를  동료가 보관하고 있다가 어느 날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집에 왔는데 자전거를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몇날몇일을 자동차에 보관하고 있다 어느 날 아내와 외출하고 집에 들어오다 자동차 트렁크를 들여다보는데 아내가 거기 뭐 있어?

아니야 아무것도 라고 대답했는데 아내가 자동차 안을 들여다보고 난리가 났다.

다시 자전거 타기만 해 봐라 그날은 내가 죽는 날이라고 나를 협박했다.

그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아니라고 아내를 설득시키기를 몇 달 사고 없이 출퇴근만 하겠다고 해서 허락을 받았다. 동료들에게도 미안하기 이를 데 없었다. 사고 나던 날이 직장 MTB동회를 창립하는 날이기도 했는데 그런 사고를 쳤으니 동료들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동호회 모임이 사고로 흐지부지 되다가 내가 다시 자전거를 타게 되던 날 동호회를 발족하고 열심히 활동도 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한 바퀴도 돌고 4대 강 달리기도 하고 대마도, 규슈 해외 원정도 가서 자전거를 탔다

나의 심정은 이만한 일로 하고 싶은 일을 그만둔다면 험악한 세상 어떻게 헤쳐 나갈까 싶어 포기하지 않고 다시 안장 위에 앉게 되었다.

요즘은 자전거 여행 유튜브를 보면서 이룰 수 없는 세계일주의 꿈을 꾸고 있다.

그 꿈이 실천되는 날까지 계속 꿈만 꾸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