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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 10km걷기(소사역-원미산-매봉산)

왜 그럴까? 2025. 4. 14. 22:53

2025년 4월 14일
소사역-원미산-매봉산
지난해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약을 먹으라는 의사의 권유로 약을 먹기 시작했다. 약복욕 3개월이 지나 혈액검사 처방을 받아 오늘 채혈하고 내일 결과확인 진료받는 날로 예약을 잡고 금식채혈을 해야 하는데 깜박 잊고 아침을 먹고 병원에 갔다 퇴짜 맞고 채혈을 하지 못해 내일로 미루고 우중 걷기 운동하기로 마음먹고 머리를 굴린다. 어디로 갈까?
가까운 개봉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소사역에서 내려 원미산을 찍고 집까지 걸어가면 10km쯤 나올 걸로 예상하고 소사역으로 갔다. 전에 한번 역방향으로 집에서 원미산 찍고 소사역으로 내려와 집으로 가는 코스를 걸어본적이 있어 길을 찾는 데는 문제 없었다.
소사역 3번 출구로 나와 소사동행정복지센터 쪽으로 500여 m만 걸으면 원미산으로 오르는 계단길을 만난다. 안내표지를 보고 산속으로 걷기 시작했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이슬비가 계속 내려 걷는 내내 우산을 쓰고 걸었다.

원미산 원미정

원미산 진달래동산

어울림
비가 오고 기온이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고 해서 진달래꽃이 다 져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 쌩쌩하게 피어있어 주변 여러 종의 벚꽃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낙엽수의 가지마다 초록초록 잎새가 피어나고 붉은색 하얀색 핑크색 연분홍색 꽃의 진달래 옥수수 팝콘처럼 피어난 야생벚꽃 흐드러지게 피어 꽃비를 날리는 벚꽃의 한데 어우러짐이 아름다운 풍경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의 어울림에서 아름다움을 배우듯 인간사 어울림도 자연을 따라가면 좋을성싶은데 왜 그러지 못하고 아웅다웅 되며 살아가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남산제비꽃
제비꽃 종이 200가지나 된다고 한다.
뒷동산을 걷다 우연히 만났던 세월이 수십 년 이제 주변은 온통 남산제비꽃 군락지가 되어있다.
낙엽이 쌓이고 흙이 보슬보슬하고 물 빠짐이 좋은 큰 나무아래 자리 잡고 요란스럽지도 않고 정갈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새색시 모양으로 피어 있다. 첫 꽃이 피기 시작한 지 건 한 달이 다 되었는데 아직도 북향 언덕배기에는 꽃이 피어 있었다. 남향의 양지쪽 꽃은 벌써 씨앗 포자를 만들어 종족번식 준비를 하고 있다. 8월이면 씨앗이 익어 채종 했다 9월에 파종하면 겨울나기를 하고 나서 새싹이 올라온다고 한다.
눈 속에 빼꼽이 내민 꽃에서 봄비에 흠뻑 젖어 있는 꽃까지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보면 저절로 반하게 되는 꽃이다. 생기발랄하게 이제 갖피어난 꽃은 수줍으며 뽀뽀하자고 덤비고 조금 더 피어난 꽃은 가슴을 풀어헤치고 사랑해 달라 덤비고 그래도 맘을 몰라주면 나 몰라라 애라 될 대로 대라는 듯 낙엽 위에 누워버린다.
이놈 참 고얀 놈이다ㅡㅡㅡ


뒷동산이 초록초록으로 바뀌고 있다.
내 맘도 초록초록으로 바뀌고 싶다.
낙엽이 떨어진 겨울산의 풍경이 싫었는데.
풍진세월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고목이 싫었는데.
이제 초록초록이 가려준다.
피고 지고 또 벌거벗고 또 피고 지고 또 벌거벗고.
세월은 이렇게 흘러간다.
그래도 초록초록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