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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설악산 한라산 태백산도 아닌 영암군 학산면 흑석산 가학산

왜 그럴까? 2022. 12. 25. 19:03

2022년 12월 24일

메리크리스마스이브

서해안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되었다 해제된 날 아침 월출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전화했더니 9시 직원이 출근해서 등산로를 확인해야 입산이 가능한데 11:00시나 되어야 입산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 월출산 눈구경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뻔한 일을 어렵게 한다 남도에서 눈이 아무리 많이 왔다 해도 무릎까지 빠지겠는가 고작 발목정도 빠질 텐데 눈사태가 나는 것도 아니고  기상특보가 해제되었으면 9시 출근해서 등산객과 같이 러셀 하면서 등로를 확인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월출산은 포기하고 집에서 걸어서 산행 후 집까지 걸어서 올 수 있는 흑석산 가학산을 걷기로 마음먹고 출발했다.

18일 이날도 기상특보로 월출산을 포기하고 두억봉-흑석산-가학산-흑석산기도원 코스를 걸었다. 별뫼산까지 걸으려 했는데 아무래도 늦을 것 같아 기도원으로 하산해 마을분의 교통편 제공으로 귀가했었다. 그래서 오늘은 두억봉을 포기하고 별뫼산 까지 걸을 계획으로 출발했다.

집에서 5km 걸으면 임도 등산로 초입을 만나게 된다.

초입에서 조금만 올라가게 되면 삼나무숲이 반겨준다.

동물도 사람도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

심설 위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기분은 걸어본 사람만이 맛을 알 수 있다.

능선에 올라섰다.

눈꽃이 장관이다.

북사면은 상고대만 나뭇가지에 붙어 있고 바람 때문인지 눈꽃이 다 떨어지고 남쪽사면과 바람을 타지 않은 능선길에만 눈꽃이 보였다, 설악 한라가 부럽지 않았다,

가릿재 넘기 전 능선에 올라 바라본 흑석산 풍경이다.

아 아 아 ---

감탄사만 나올 뿐이다.

장관이다.

월출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주지봉 문필봉이 월출산 옆으로 보인다.

정면으로 야트막한 산아랫동네가 우리 마을이다,

우측으로 조상 대대로 쌀농사를 짓고 살았던 들판이 보인다.

평화로운 마을 풍경이다.

흑석산 남사면 암릉이 눈과 너무 잘 어울린다.

정상은 눈구름이 덮었다 벗었다를 반복한다.

흑석사이라는 이름을 왜 갖게되었는지 알것 같다.

아무런 흔적이 없는 능선길

눈 내린 들길을 걸어갈 때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듯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서산대사 답설야중거 중에서-

흑석산 전망대 데크
해남쪽 남해선의 신설 철길이 보이네요 언제쯤 기적소리가 울릴지
여기는 설악산도
태백산도
한라산도 아니요
전라남도 영암군 흑석산 가학산 겨울 풍경이요
가학산

보여줄 것 다 보여준 겨울 산의 백미다.

뒤로 월출산이 보였으면 더 멋있는 풍경이었을 텐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계곡 아래쪽이 학계리 광암마을
흑석산의 뒤태
멧돼지 발자국

트랭글을 켜고 기록을 하면서 걷는데 1KM 이내에 멧돼지가 있다고 자꾸 경고한다.

멧돼지 발자국이 능선길에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경고 멘트까지 나오니 겁이 난다.

스틱으로 소리를 내면서 걷는다 사전에 소리를 듣고 도망가라는 신호를 주면서 계속 걸었다.

멧돼지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홀로 산행이어서 겁이 났다.

궁금한 것은 트랭글앱이 어떻게 멧돼지 있음을 감지하는지 매우 궁금하다.

가학산을 내려와 보이는 별뫼산 줄기를 타고 제전 마을로 내려가려던 계획을 변경했다.

제전 마을로 내려가면 성전택시를 불러 타고 귀가를 해야 한다. 집에까지 10km를 걸어서 귀가한다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별뫼산 갈림길에서 광암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 걷기로 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별뫼산 갈림길에서 곧장 능선길로 희미한 등산로를 찾을 수 있어 따라 걸었다.

월출산-도갑산-주지 문필봉-묵동치-월각산 땅끝기맥의 능선길이 훤히 보인다
흑석산 뒤태
월출산 천황봉은 아직도 구름에 가려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가학산 뒤태
별뫼산 갈림길을 지나 뒤돌아본 가학산 흑석산 풍경

정말 멋진 산이다.

가까운 곳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이 행운이고 행복이다

아름답다 너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등산로가 처음에는 보이는 것 같더니 갈수록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많이 내려섰다 좌측계곡으로 떨어지면 광암 저수지 광암 마을로 갈 수 있고 정면으로 치고 나가면 2번 국도와 만나는 지점이고 약간 우측 계곡으로 내려가면 폐쇄된 놀이 시설이 있는 곳 율치 저수지로 내려서게 된다. 길을 찾는 게 우선인데 포기하고 가장 쉬운 코스를 택해 하산하기로 맘먹고 우측 계곡으로 떨어지는 코스를 택했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폐가가 보였다. 폐가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니 인기척은 없었다 폐시설의 진입로를 따라 내려가니 율치저수지 중간쯤이었다. 2번 국도에 내려서서 지도를 찍어보니 집까지 5.5KM 거리다. 아직 해는 떨어지지 않았다. 열심히 걸으면 한 시간 조금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열심히 걸었다.

낙조의 빛을 받아 아름답게 보여주는 월출산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