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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km 꽃길 라이딩

왜 그럴까? 2024. 4. 5. 23:35

2024년 4월 5일
꽃놀이 라이딩이다.
세상이 온통 꽃밭이다.
전화기를 집에 놓고 나왔다.
예쁜 풍경을 찍어야 하는데 전화기 없는 다섯 시간을 보내보자. 쪼끔 불안하기는 하다. 페달질에 열중이다.
안양천 뚝빵길 벚꽃이 만발한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다 한강 만나는 지점에서 여의도 벚꽃을 만나러 간다. 샛강 자전거길을 달리다 여의도 벚꽃길로 올라섰다. 벌써 도로에는 꽃비가 날린다. 안양천 뚝빵 벚꽃보다 못하다. 63 빌딩 옆길에서 한강 자전거길로 내려섰다. 한강 따라 달린다. 한강철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지나고 잠수교 근처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남산을 쳐다본다. 남산 오르는 찻길 가로수벚꽃이 선명하게 보인다. 탄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탄천을 따라 달리다 양재천을 타고 과천까지 달린다.
양재천길도 장관이다. 많은 시민들이 나와 꽃놀이에 흠뻑 젖어 있다. 그 많은 인파 중에서 아는 사람들을 만났다. 옛 철도 기관사님들이 천변길을 따라 산책하신 것을 그중 아는 사람이 세분이 함께하고 있어 알아볼 수 있었다.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양재천을 달리다 과천 중앙공원으로 올라서 도로를 횡단하고 청부청사역 시민광장옆 벤치에 앉았다.
청사와 관악산이 바라보이는 도로가 공원벤치에 앉아 커피 한잔 마시면 관악산 감상을 한다. 육봉능선 케이블카능선이 선명하게 보인다. 공제선의 굴곡이 꽤니 험한 산처럼 울퉁불퉁하게 다가온다. 골짜기마다 진달래가 만발하고 낙엽수들이 이파리를 움티우느라 요란스러울 텐데 그 소리를 들으러 산으로 어르고 싶다. 벤치 옆 목련꽃잎이 벌써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간은 참 빨리도 간다. 엊그제 생강꽃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이 피어 봄소식을 전하더니 벌써 꽃잎들이 아스팔트 위에 나뒹굴기 시작한다.
양재천의 잉어들이 산란처를 찾아 상류로 힘차게 올라오고 있다.
과천 고개를 넘어 인덕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아직도 아파트공사로 난장판이다. 조심조심 도로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달린다. 인덕원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길을 조금 달리다 학의천으로 내려선다.
다시 꽃길이다. 50km를 넘어서자 힘들어진다. 엉덩이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다. 안양천 학의천 만나는 지점에 꽃밭이 있어 자전거를 끌고 걸으면서 꽃향기에 취해본다.
앞서 달리는 라이더 전기자전거 타고 오두방정이다. 불안하게 요리조리 왔다 갔다 하면서 달린다. 꽃구경 나온 사람들도 많은데 신경 쓰인다. 뭐라 한마디 해주고 싶은데 참으면서 달린다.
석수동 근처 꽃밭에서 자전거를 끌고 걸으면서 꽃구경을 했다. 둑의 벚꽃이 장관이다.
서울로 들어서면 광명 쪽 벚꽃길과 시흥동 쪽 뚝빵 벚꽃을 구경하며 달리는데 너무 재미난다. 바람도 등뒤에서 적당히 불어준다. 힘도 없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서서히 페달질을 하며 꽃놀이를 만끽한다. 오금교를 올라서 목동 쪽으로 달리다 좌측으로 꺽어들어 집으로 향한다.
오늘 달린 꽃 놀이 라이딩 중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벚꽃길은 안양천 좌우 꽃길이 압권이었다.
힘들었지만 행복한 라이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