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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으로 화를 삭히다.

왜 그럴까? 2025. 2. 10. 18:04

동네 한 바퀴
땀 흘리며 달리기라도 해야 될 것 같다.
원인을 여기에 적을 수는 없다.
잔차를 끌고 집을 나섰다. 흑석산 임도길을 오늘은 미암면 남산마을 쪽에서 평상시 달렸던 역방향으로 달려 볼 것이다. 이쪽 방향의 업힐 구간이 조금 세다. 방죽골 마을 들길 농로를 따라 달리다 흑암 마을을 지나 남산 마을을 통과하면 임도입구를 만나게 된다. 역코스는 언젠가 한번 달려본 적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시멘트 포장길 가파른 임도가 앞을 가로막는다. 1-2단을 놓고 오르다 힘에 부쳐 1-1을 놓고 호흡조절하면서 5k/h로 오른다. 쌕쌕 대며 가슴은 벌렁벌렁 종아리와 허벅지는 쫄깃쫄깃해진다. 무리하지 말자. 순간 머릿속은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등허리에는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걱정하면서 화남이 사라진다 순간만은 ㅡㅡㅡ
뒷바퀴 체인을 조금 올려본다 3-4단으로 달리다 금방 쌘 언덕에 1-1로 바뀌고 만다. 세상사 머리에서 지우고 페달질에 집중한다. 땀 흘림에 기분이 좋아진다. 한차례 더 급경사를 오르고 완만한 콩자갈길을 달린다. 임도를 달리다 보니 대회에 나가 달리던 옛 추억이 머릿속을 뱅글뱅글 돈다. 이까짓 업힐 대관령 미시령대회도 낙차 없이 올랐고 강촌대회 동두천대회 평창대회도 낙차 없이 완주했는데 낙차 할 수 없지 쌕쌕 쌕 ㅡㅡㅡ
올라섰다 다운이 시작되고 짧은 업힐 하나만 오르면 광암마을까지 다운이다. 긴장을 놓지 못하고 허벅지에 잔뜩 힘을 주고 내려가니 코너링이 잘 안 되고 브레이크에 자꾸 손이 간다. 이 나이에 기록을 체크하는 것도 아닌데 뭘 바라겠는가 안전하게 타면 되지 ㅡㅡㅡ
아쉽게도 다운은 금방 끝났다. 예전에는 업다운 지점에서 간식을 먹고 쉬곤 했는데 오늘은 논스톱으로 달렸다.
광암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감나무 밑에 떨어진 홍시도 주워 먹어 봤다. 요즘 감나무 아래서 감주워 먹는 사람이 있을까 추억을 먹어보는 기분이다.
광암마을을 통과하고 2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율치 저수지 둘레길을 달려 기찬묏길을 따라 달린다. 국립공원 월출산 경계지역을 따라 달리다 유천동 마을을 통과하고 학이 머문 쌀이 생산되는 들녘의 농로길을 달린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이 바람에 하늘거리며 춤을 추고 있는 들판의 풍경이 평화롭기만 하다. 자연을 보면서 자연이고 싶어진다. 생각을 하면서 고민하고 화내는 사람이 아닌 자연처럼 살고 싶다.
토하가 나오는 학산천을 따라 사등 마을을 지나고 울 동네 들녘으로 들어섰다. 남해고속도로 옆 농로를 따라 달리다 나의 무화과밭에 들러 무화과 한 바구니를 따서 귀가했다.
화는 살아졌는가?

두억봉 임도길
율치저수지
학이머문들녘

#,2012년 01월 05일부터 다음 블로그를 쓰기 시작해 2022년 09월 13일 글이 마지막글이 되었다.

다음 블로그 서비스가 중단되고 T스토리로 바뀌면서 일 년이 넘도록 블로그관리를 못하고 있다 이사 가는 시기를 놓치고 백업을 해둘 수밖에 없었다.

세상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시간이 내 것이 될 수 없는 시간이 길어져 차일피일 미루다 최근 시간이 나서 600개의 블로그 글을 옮기는 작업을 집중해 오늘  다음 블로그 글 마지막 편을 옮기기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 추억을 더듬어 시간여행을 할 수 있어 재미나는 작업이었다.

컴맹이 이 정도 작업을 해냈으니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앞으로 회사의 사정에 의해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T story 회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