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에서 10km 걷기
2021년 12월 24일
관악역에서 사당역까지 걷기
관악역-삼성산-무너미고개-팔봉-정상-사당역
추억
삼막사
관악역에서 능선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80년대 초반 직장 야유회를 삼막사로 갔던 옛 추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어찌 보면 저에게 산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죠.
삼막사와 자전거
오르는 길에서 좌측 계곡을 내려다보면 삼성산 정상 KT통신 시설이 있는 곳까지 시멘트 포장도로가 보인다.
이 길은 직장동호회 자전거 모임을 하면서 훈련 삼아 종종 올랐던 길이다.
처음에는 두번정도 낙차를 했다. 두 번째부터는 낙차 없이 이를 악물고 올랐던 옛 추억이 생각납니다.
릿지등반
한동안 릿지 등반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멋모르고 겁 없이 장비도 없이 서울 근교 릿지코스를 찾아다녔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제2,1 전망대 암릉길이 유혹하네요. 옛 생각하면서 바위에 붙어보지만 겁부터 납니다.
우회할걸 금방 후회할 일을 왜 했을까?
전망대에 올라서니 안양 광명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팔봉을 걸으면서
관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를 꼽으라면 이 코스를 주저 없이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삼성산에서 팔봉으로 가는 길은 무너미고개로 내려서서 옛 안양유원지 계곡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팔봉 이정표를 만나게 되고, 망월암 코스를 택해 내려가면 계곡길을 따라 무너미 고개 쪽으로 올라오다 보면 팔봉 이정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무너미 코스를 택해 팔봉을 올랐다. 쌕쌕되며 10분여를 오르면 첫 번째 암봉이 반겨준다. 암봉에 올라서면 삼성산 쪽 국기봉 국사봉 kbs 중계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어지는 암봉들 소나무와 바위의 어울림이 너무 멋있다. 흐린 날씨와 미세먼지만 없었으면 완벽한 풍경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팔봉코스는 안전한 우회로가 있는데도 오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암릉길을 찾아 올라 봅니다.
국사봉을 올랐을 때 날씨가 급 변했다. 주변이 어두워지더니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길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와 눈보라가 몰려왔다. 방향을 잡고 가까이 가면 확인할 수 있는 바위를 더듬어 정상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관악산에서 길을 잃다.
KBS중계탑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 연주대 쪽으로 가는 길에 서울대 쪽에서 올라와 연주암으로 넘어가는 길에 도착 연주대 쪽으로 가는 능선길이라 생각하고 걸었는데 기상 관측소로 가는 암릉이 나타나지 않았다. 잘못 들어섰다 판단해 능선에서 내려가는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니 서울대 쪽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 다시 연주암 고갯길로 올라와 연주대 가는 길을 찾아갔다.
귀신에게 홀린 기분이었다.
정상
기상악화로 보이지 않은 연주대 기상 관측소의 둥그런 타워가 눈앞에 보여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정상 표지석 앞에서 몇 분의 등산객이 인증숏을 찍고 있었다.
한 장만 찍어주세요 했는데 수 없이 셧터를 누른다.
고맙습니다 인사 남기고 연주대 뒤쪽 암릉길로 올라섰는데 계단길로 바뀌어 있었다. 쇠사슬과 와이어가 매달려 있는 암릉길이었는데 안전한 데크길로 변해 바위길을 걸을 수 없어 아쉬웠다.
바위와 소나무
소나무와 바위
참 잘 어울린다
황산에서 봤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모진 비바람에도 태풍에도
잘 버티었구나
먼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 자리에 있어주려무나
사당역 가는 길
정상에서 사당역으로 내려가는 길 50여 m 앞이 보이지 않는다. 경치가 잘 보였으면 쉬면서 걸었을 텐데 터벅터벅 걷는 내리막길이 무릎까지 아파 온다.
전화기 배터리도 다 되었다고 알려줘 트랭글 저장을 여기 까지만 하고 저장했다.
남은 거리는 2.5km 남았다. 혹여 정상의 풍경이 보일까 뒤돌아봐도 짙은 가스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남현동 아파트가 보이기 시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