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06일
가족들과 무등산을 오르다.
서울에서 목포에서 영암에서 출발 광주 송정역에서 만났다.
증심사 입구로 이동 늦가을의 무등산속으로 들어섰다.
아랫부분은 아직도 가을기분을 낼 수 있을 만큼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었다.
아름답게 물든 단풍과 예쁘게 단청을 입은 산사의 풍경이 잘 어울린 중심사를 보고 가려 절에 들렀다.
오래전 증심사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대웅전의 창살 문양이 너무 이뻐 홀딱 반해 버린 적이 있는데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머리에 생생하게 남아있어 다시 한번 보고 싶어 증심사로 발길을 옮겼다.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대웅전을 한바퀴 돌면서 알 수 없는 벽화를 구경하고 나와 중머리재를 향해 올랐다.
내가 산을 좋아하지만 가족과 같이 산행은 그리 많지 않았다. 몇 차례 월출산을 올랐고 가학 흑석산 두륜산을 올랐었다. 일흔이 넘은 누이와 아래 동생 셋 조카 한 명과 같이 하는 산행이다.
중머리재에 올라서니 무등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재라고 하지만 넓디넓은 운동장 같은 장소다. 주변에는 하얀 억새꽃이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해 주었다.
코로나 통제가 풀린 위드코로나 첫 주말이라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올라왔다. 예전의 등산객들과는 다르게 젊은 친구들이 많이 눈에 보여 좋았다.
중머리재 표지석에 인증삿을 남기려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을서서 찍고 있어 포기하고 중봉을 향해 올랐다.
중머리재에서 중재코스는 오르막 경사가 이어지는 길이다. 다들 잘 올라오는데 제일 젊은 조카가 맨뒤에서 따라오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잘 따라오고 있다.
무등산 등산중 중재에 올라서면 하늘과 맞닿은 산줄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에 거슬리는 세 곳의 군기지 통신시설도 잘 보인다. 어떤 날은 철탑의 시설물들이 자연과 잘 어울릴 때도 있고 어떤 날은 흉물로 보일 때도 있다.
오늘은 시설물들이 흉물로 보인다.
중봉에 올라 주변 지형과 앞으로 진행할 등산로코스를 설명해 주고 너럭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막내가 싸 온 김밥 찐 고구마 빵 커피로 차려진 점심을 맛있게 먹고 서석대를 향해 걷는다.
기지로 가는 임도만 없다면 멋진 풍경일텐데 산 중턱을 가르는 임도 때문에 풍경이 영 아니게 보인다.
중봉에서 바라보는 서석대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주변 억새와 잘 어울려 빨리 오라 부르는 느낌이다. 임도까지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임도부터 서석대까지 오르막길이다.
서석대를 구경할 수 있는 데크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 서석대 정상으로 오른다. 여기서 더 이상 오를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천왕봉은 군사시설물이 있어 민간인 출입을 금하고 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입석대로 발길을 돌린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2023년 09월 23일 무등산정상 인왕봉 57년만에 상시개방
천왕봉 지왕봉도 25년 개방예정
입석대 데크전망대에서 주상절리의 멋진 암석을 구경하고 곧장 장불재로 내려섰다. 규봉암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시간에 쫓겨 포기해야 했다. 서둘러 중머리재로 달린다.
그 많던 등산객들은 다 하산하고 늦으막이 올라온 몇 사람만 눈에 띌 뿐 우리가 마지막 하산팀인 것 같다.
중머리재에서 올랐던길을 버리고 토끼 등 쪽으로 가다 당산나무가 있는 길로 내려섰다.
내려오는 길은 너덜과 단풍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해주고 있었다. 이코스를 내려오면서 지난번 산행 중 원효사에서 토끼 등을 넘어 증심사로 오려다 길을 헤맸던 일이 생각났다.
무사히 등산을 마치니 작장동료들과 산행했던 맛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종종 가족들과 만나서 산행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면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