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일
몬조ㅡ루크라
이별
툰바(Ton Ba), 럭시, 창
초모룽마여
아마 다불람이여
듀루코시여
교쿄리, 추쿵리, 칼라파타르, EBC
이제 모든 것을 뒤로하고 루크라로 가는 길
30분이면 당신과 헤어집니다
13일간 당신과의 교접이
평생 잊히지 않을 것이며
당신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초모룽마여
당신의 거대한품이, 넓은 마음이
자기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해도
남의눈의 티만 보이는 연약한 인간의 마음을 헤아려 주소서
듀루코시의 강이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멈추지 않고 흐르듯
인간의 욕망과 아집을 씻어주소서
초모룽마 당신의 모습에
당신의 웅장함에
당신의 경건함에
이 미물의 마음을 어찌 비교하리까
당신의 넓은 품으로 안아주시길 빌 뿐입니다
1월2일루쿠라 하산길에서 13:37
어제 남체에서 럭시술에 취해 11명이 쿰부의 계곡에 소음을 날리며 내려왔다. 트레킹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술에 취해 포터들이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며 내려왔다. 몬조 로지에서 저녁을 먹고 방으로 들어와 늦게까지 일기를 쓰다 잠이 들었다. 오늘은 트레킹 마지막날 몬조- 죠르살레-팍딩-루크라에서 자고 다음날 비행기로 카트만두로 가면 긴 여정은 끝이 난다. 첫날 첫발을 딛던 길을 두루코시강을 따라 이제는 내려가고 있다. 시작할 때 기대감 설렘에 가슴이 벅차올라 주체하지 못했던 감정이 이제 아쉬움 이별의정 초모룽마와의 헤어짐이 가슴에 눈물이 되어 마음속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처음 봤던 바위에 새겨진 옴마니 밧메니홈, 마을마다 펄럭이는 룽다, 마을 입구의 곰파, 첫날의 생소함이 이제 생소하기보다는 정겹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헤어짐의 아쉬움을 표현해주고 있다. 조르살레를 지나고 다리를 몇 차례 건너고 팍딩에 다 달았을 때 가이드가 Tonba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며 한잔하자고 했다. 럭시는 남체에서 맛을 봤고 툴바와 창을 먹어보고 싶어 가이드가 권하는 집으로 들어갔다. 길가 허름한 주막집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들어가 툴바를 시키고 집안구경도 하고 가족들과 이야기도 해본다. 주인아줌마, 딸 둘이서 음식을 준비하고 어린이 둘은 집안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다. 어린이에게 쵸코렛도주고 장이 하모니카도 연주해 주면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동네 아줌마 어린이들이 다 모여 구경했다. 가방에 남은 간식은 내일이면 필요 없게 되어 어린이 어른들에게 모두 나눠주었다. 플라스틱통에 우리의 막걸리와 같은 술찌개미를 거르지 않은 채 담아내오면 빨대로 빨아먹는 술이 툰 바라는 술이다. 술잔에 겨울에는 뜨거운 물을 여름에는 찬물을 부어 서너 차례 우려내어 빨아먹는다고 한다. 그렇게 술 먹는데 정신이 팔려 그 자리에 강, 강이 없는 것도 모르고 노래 부르고 어린이들이 춤추고 하모니카 연주도하고 포터 가이드도 흥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강, 강은 앞장서 내려가는 바람에 술자리에 합석하지 못하고 계속 내려가 버렸다. 포터가 내려가 찾아보았으나 못 찾고 되돌아왔다. 걱정이다. 술집에서 머무른 시간이 한 시간 이상이 지났다. 앞서 내려간 강. 강이 화나있을 것이 뻔했다. 미안한 마음에 물통에 술을 담아 챙기고 가이드에게 빨리 가자고 재촉했다. 내려가다 만나면 맛보게 하기 위해 챙겼는데---
한참을 쫓아내려 가는데 가계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만났는데 어찌나 멋쩍은지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기다리다 세 군데 가계에들러 맥주를 마시며 내려왔는데도 내려오지 않더란 것이다. 무어라 말도 못 하고 챙겨 온 술도 먹어보란 말도 할 수 없었다. 같이하지 못한 미안함에 말도 못 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무거운 발걸음으로 내려왔다. 뒤쪽에 장, 박, 포터, 가이드는 보이지 않고 강, 강은 화나서 바쁘게 앞서서 내려가 버렸다. 이해해 주면 좋으련만 문제는 로부제에서 두 팀으로 갈라질 때부터 발생했다. 다섯 명밖에 되지 않는데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함이 이런 상황을 발생하게 한 것이다. 마지막날. 이런 상황이 발생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찜찜한 마음으로 루크라에 도착해 숙소를 정하고 마지막 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체에서부터 사가지고 온 닭을 잡아 마지막 이별주를 마시면서 포터 가이드 임금도 계산해 주고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강은 술에 취해 일찍 들어가 잤고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로 크라의 밤이 깊어갔다. 술잔이 오가는 사이 쎌파가 밖에 나가 비단 머플러를 사 와 하나씩 목에 걸어 주었다. 눈물이 핑돌면서 가슴이 찡해오는 느낌이 일었다. 수고했다고 팁을 조금씩 더 주고 마지막 석별의 잔을 들고 어두워져 가는 밤과 함께 헤어질 수밖에---
추억
14일 차에 트레킹을 마무리 지었다
꿈만 같은 EBC 가는 길이었다
언제쯤 이런 날이 또 올까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산에 다니면서 체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세상사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꿈을 꾸며 행복해질 날을 기다릴 란다.
글을 옮기다 보니 사진이 다 누워 있어 보시기 불편하실 줄 압니다.
2010년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똑딱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왔는데 올리면서 사진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는데 지금 T스토리로 옮기기를 하다 보니 실력이 부족해 사진을 똑바로 세우지 못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이나마 나의 행적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