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길에서 보낸 친구 김충기
2008년 12월 19일 사고
댓재-백봉령
두타-청옥사이 박달재 근처
2008년 12월 21일 강릉 아산병원 별세
일산병원에서 장례
산친구를 대간길에서 보낸 지 벌써 4주기가 되었다.
무엇을 써야할지 망설여진다.
청아공원에 가서 동료들과 제를 올리고 돌아왔다.
가슴이 미어지고 슬픔이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충기야 보고 싶다.
일 년에 한 번 제상을 올리고 절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구나.
3년째 갔던 추모산행도 올해는 가지 못했구나. 두타 청옥은 가고도 싶고 가기 싫기도 하고 마음이 정리가 안 되는구나.
거기 가면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자꾸 생김은 왜일까. 편하게 아름답게 보내지 못함이 이유일까. 대간길에 뿌려놓은 수많은 추억들 때문일까. 충기야 보고 싶구나. 두타 청옥에 가면 있을까 거기 그 자리에---
침낭을 꺼내 감싸 안고 가슴 맞사지를 하며 구조헬기가 오기만 기다리는 순간이 왜 그리도 긴 시간이었는지. 능선의 강한 바람 때문에 헬기가 구조를 못하고 돌아갔을 때 그 낭패감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고 두려움이 몰려왔었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감싸 안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짓을 다해봤지. 신을 원망하며 울부짖었지 살려달라고. 숨이 잦아드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는데---
다시 구조헬기가 왔을 때 희망이 챙겨었지. 헬기에 태워 보내고 산을 내려갈 때 마음은 이제 이제 이제는 하면서 내려갔는데 동해에서 강릉으로 이송 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청천벽력이었지. 인간의 생명이 이렇게 싶게 허망하게 갈 수 는없지 가서는 안 되지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는데---
충기야 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