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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 자전거 대회

왜 그럴까? 2023. 2. 17. 22:13

제15회 전국 MTB강촌첼린저대회

 2012년  2월  7일

직장동호회에서 9명이 참석했다.

용산에서 itx를 타고 강촌역까지 갔다.

시원한 아침 가을 공기가 폐부까지 파고들어 가을을 만끽하게 만들어주는 날씨였다.

날씨 좋고 주변경치가 죽여준다. 학창 시절의 추억이 서려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주변의 아름다운 산을 많이 찾아 등산을 자주오기도 했던 곳이다. 1977년 나의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곳도 경춘선의 철길이다. 북한강의 사시사철 변하는 아름다운 풍경 구불구불 강 따라 산 따라가는 철길이 낭만과 사랑을 만들어주었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복선전철이 춘천까지 개통되어 전철이 운행되고 있다.

젊은이의 해방구가 강촌역이었다. 통기타와 음악 젊음이 넘쳐났던 곳이다.

옛날과 풍경이 많이 변했고 놀이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옛날역은 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데 지금의 역사는 산속으로 들어와 있다. 강가에서 통기타 음악에 맞춰 노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은 4륜바이크. 오토바이. 자전 거을 대여해 주는 곳이 많이 생겼다. 음식점은 춘천 닭갈비 일색이다. 숙박시설이 리조트와 펜션으로 바뀌었다. 옛 철길을 이용해 레일 바이크를 탈 수 있게 시설이 만들어져 있다. 젊은이들의 놀이문화가 세월이 흐르면서 많이 바뀌었다. 

강촌 자전거 대회는 12회 때부터 계속 참석했다.

12,13,대회 때는 직장동호회 회원들이 다수 참석했고 14회 대회 때는 홀로 참석해 완주했다.

이번이 15회 대회인데 동호회 회원이 9명이나 참석해 재미나게 달릴 수 있었다.

출발 전 기념사진도 찍고 대회 풍경도 구경하고 몸도 풀면서 준비를 하고 있다.

출발직전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는 조금 쌀쌀한 날씨다. 몸을 풀면서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준비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제대로 준비를 못하고 출발한다. 스타트해서 도로구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 몸을 풀면서 달려본다.

출발과 동시 긴장이 온몸을 싸리 하게 만든다. 이번대회는 고수들이 많이 빠진 것 같다. 창촌학교를 출발해서 강촌 시내 도로를 달리다 옛 철길밑의 급커브길을 좌회전으로 돌면 북한강 강변길로 들어선다. 시원한 강바람이 신나게 달리는 라이더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37-8km/h 속도로 신나게 밟아 보지만 선두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이다. 점점 속도는 떨어지고 30km/h을 유지하면서 호흡을 조절하며  2진 그룹을 쫓아가 본다. 그 속도도 유지 못하겠다. 강변길이 끝나고 좌회전 옛 경강역을 지나면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북항강변길을 버리고 좌회전 마을을 지나면 산길임도로 들어서는 길이 보인다.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속도를 줄이면서 90도 우회전길로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임도 산길이 시작된다. 앞뒤 변속을 하면서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페달을 밟으며 천천히 오르기 시작한다. 뒤에서 쫓아오는 젊은 친구들의 외침소리 왼쪽, 오른쪽, 가운데, 자기가 추월하겠다는 방향을 소리치며 지나간다. 약 오르기도 하지만 너희들도 내 나이 되어 봐라 이놈들아 라고 속으로 대뇌이며 서서히 페달질을 한다.

 첫 번째 급수대를 지나고 우로 좌로 곡선길이 연이어지고 있다. 4번째 달려보는 코스인데도 눈에 익지가 않다. 주변의 숲은 가을을 재촉이라도 하듯 조금씩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다운 커브길이 생각했던 것만큼 부드럽게 돌아가 주지 않는다. 브레이크를 잡았는데도 곡선 가장자리를 겨우 벗어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돌아간다. 커브가 없는 다운구간에서 페달질을 하며 달려 보지만 금방 곡성 주루가 나와 브레이크를 잡을 수밖에 없다. 변속기가 춤을 추고 브레이크를 놓고 달리는 구간이 없다. 두 번째 업힐구간 5-6km/h로 겨우겨우 잔차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르고 있다. 기록에 목숨 걸고 달리고 싶지 않다. 즐기자.

 

두 번째 급수대지점을 죽을 둥 살 둥 헉헉대면 올라 채고 물을 두 컵이나 먹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펑크 나서 튜브를 바꿔 끼는 풍경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고 넘어져 부상을 입은 친구들도 눈에 띄었다. 이곳은 가장 위험한 다운 구간이다. 다운구간에 큼직한 돌멩이들이 방해를 하고 물기까지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지기 딱 좋은 장소다. 엉덩이를 들고 균형을 잡으며 브레이크를 계속 쥐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근육에 피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왼쪽 골반근육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자세를 바꿔보지만 별 효과가 없다. 팔과 어깨는 저려오고 허벅지와 종아리는 쥐 나기 일보직전이다. 어려운 다운구간이 지나면 시멘트 포장길이 나온다. 신나게 내려간다.

마을이 나오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급커브가 나온다. 속도를 줄이고 돌아 마을을 지나면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을 건너는 유일한 코스가 나온다. 물을 건널 때는 코스를 잘 잡고 페달질을 조금은 빠르게 하면서 지나가야 한다. 그렇게 통과해야 신발이 젖지 않아 나머지구간을 잘 달릴 수 있다, 무사히 물이 흐르는 냇가를 통과하면 시멘트 포장길이 이어진다. 이제 마지막 업힐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갈지자를 두 번은 써야 마지막 고갯마루에 올라설 수 있다.

마지막 급수대에서 물을 먹고, 나머지 구간은 다운 구간이다. 이제 안전하게 내려가면 된다. 마지막까지 조심조심 안전하게 내려가야겠지. 열 번 정도 좌우로 돌아 치면 구곡폭포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도 방심할 수 없다. 급커브 길이 있기 때문이다. 좁은 자전거길로 들어서면서 이제 다 왔다는 느낌이 든다. 내내 긴장하며 달렸는데 여기쯤 오면 긴장이 풀리기 시작한다. 멋지게 폼을 잡으면서 골인지점을 향해 전력 질주해 페달질해 들어간다.

무사완주 40km  2시간27분35초

무사완주 내 글자면 족하다. 9명 동료들이 이번대회에서는 아무도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아 좋았다. 매번 대회 때마다 부상자가 나왔는데 이번대회는 전원이 무사완주해서 기쁘다. 무사히 마쳤으니 즐거운 뒤풀이를 빼놓을 수 없지요.

강촌에서는 뭐니 뭐니 해도 닭갈비가 최고다. 닭갈비에 막걸리 메밀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전철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