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따라 대한민국 한 바퀴
2012년 7월 29일
거제도 학동해수욕장-통영죽림 신도시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밥을 해 먹고 해맞이를 하면서 출발했다.
밤새 피서객들의 폭죽놀이와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쳐 개운치가 않았다.
해수욕장에서 폭죽놀이는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피서지에서 물놀이 외에는 별다른 놀이가 없어서인 것 같다.
해수욕장 주변에 젊은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 시설을 만든다면 해결될 것 같다. 주변산을 이용해 바이크를 탈 수 있는 시설을 한다든지, 미니축구장, 숲 속 길을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 바다에서 놀 수 있는 스피드보트 대여 등등 시설을 한다면 물속에서 놀고 폭죽 터트리고 하는 단순한 놀이 문화는 사라질 것이다.
뒤돌아본 학동의 모습
산과 바다가 너무 잘 어울린 곳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구조라 해수욕장을 향해 달리고 있다.
14번 땡볕 도로 위에서 바라본 구조라 해수욕장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여름피서지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쪽빛바다와 파라솔 피서객 백사장 당장 내려가 물속에 뛰어들고픈 마음이다.
작렬하게 내려쬐는 태양이 더 이상 나무데크의 전망대에 머물지 못하게 쫓아낸다.
달리자 지세포 장승포 옥포만 해안선 따라 거제도 한 바퀴 ---
일운면 와현리 돌출 부분을 잘라내고 와현해수욕장 입구를 지나 지세포만을 우측에 끼고 북으로 달리고 있다.
14번 도로 위에서 장승포항구의 전경을 바라보며 지나쳤다.
계획서에는 거가대교 근처에서 2박을 해야 하는데 반나절정도 늦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도상 돌출부를 세 군데나 잘라먹고 지나왔다. 약 60km 정도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옥포 하면 조선소가 떠오른다. 지나오면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촬영금지란다.
우스꽝스런일이다. 배의 껍데기를 지나가는 여행객이 찍는다고 배의 비밀스러운 부분이 노출되나요.
그렇게 보안을 철저하게 지킨다면 가림막이라도 설치하죠. 저 너른 바다 위에 떠있는 것이 협력업체에서 만들어온 배조각인데 저것은 어떻게 보안을 유지하나요. 쓸데없는 곳에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지 마시고 지나가는 여행객이 사진 찍으면 찍게 놔두세요 쓸데없는 짓 하지 마시고요. 이런 곳에서 이런 배를 만들고 있구나 이 회사가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낼 거고요 자랑하고 선전할 거고요. 그러면 회사가 좋아지는 것 아니겠어요?
장목에서 감자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한낮에는 너무 덥다. 한 시간만이라도 식당에서 쉬어가자.
장목면을 한 바퀴 돌고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잘라내고 싶은데 여기는 자를 수가 없다. 거가대교를 보고 와야 하기 때문이다. 친절한 감자탕집주인아줌마 시원한 물도 한통 챙겨주신다. 달릴 용기가 생긴다.
거제도 최북단 장목면 거가대교가 있는 곳에서 잠시 쉬는데 그늘이 없다. 거가대교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완전 땡볕이다. 사진 찍고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침매터널과 2주 탑과 3주 탑이 연속되는 사장교이다. 왕복 4차로에 총길이는 8.204km로, 사장교 3.5km, 침매터널 3.7km, 육상터널 1km로 구성되어 있다. 요금은 차종에 따라 5000원에서 30000원 일반승용차는 10000원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통행료가 비싼 도로라고 합니다.
달리다 가계가 나타나면 무조건 들어간다 언제 가계를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계에 들어가면 기본 구매 메뉴가 이제 정해졌다. 맥주 한 캔 물 한병 어름과자 한 개 내지는 팥빙수 ---
가계에 들어갔는데 사람이 없다. 소리 지르니 옆매표소에서 아저씨가 달려왔다. 물건을 사고 아저씨를 따라 매표소에 갔는데 동네사랑방이다. 5-6명의 아저씨들이 모여 세상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한 아저씨가 내가 매달고 다닌 깃발에 관심을 보였다. 이야기는 길어졌다. 정치얘기, 민자도로, 메쿼리, 거가대교통행료, 통영-거제민자도로, 시골에 사시는데도 모든 문제를 다 알고 계셨다. 이야기는 끝이 없이 이어진다. 아저씨들 이제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거제시청 xx중공업이 있는 곳에 왔다. 조선소만 없으면 아름다운 곳인데 경치는 별로다.
아름다움보다 먹고사는 문제가 더 급한 것이 현실이다.
거제도는 조선소 도시다. 세계 1위 선박 수출국을 실감할 수 있는 조선소의 요람이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조선소 노동자들이 계속일할 수 있는 조건이 계속유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커피점에 들어가 빵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땀도 식히고 거제도의 마지막 13km를 힘내서 달려본다.
거제 신대교위에서 낙조를 바라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거제도여 안녕! 수많은 언덕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해안도로, 1km 간격으로 늘어선 조선소, 수 없이 많은 바다 양식장, 사상최고의 무더위 자전거라이딩 조건으로는 경치 외에 최악의 조건이었다. 낙조를 바라보며 3일 동안 어려운 조건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달릴 수 있었고 남은 하루의 일정도 무사하기만을 빌어본다. 다리를 건너면 다시 통영이다. 잠자리를 걱정해야 할 시간이다. 다행히도 멀지 않은 거리에 통영 죽림신도시가 있어 거기에서 숙소를 정했다. 신도시에서 복날 먹지 못한 삼계탕도 먹고 호사스러운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