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봉령-닭목재-대관령-진고개
첫 번째 백두대간종주
단독종주
1999년 8월 31일-9월 4일
백봉령-닭목재-대관령
2009년 8월 24-25일
두 번째 백두대간종주
백봉령-닭목재-대관령
대관령-진고개
나의 백두대간 대미를 장식한 구간
첫 번째 백두대간 종주
진고개-대관령
2000년 11월 13일
산행동행자:이ㅇ웅 최ㅇ락 노ㅇ환 박ㅇ섭 서ㅇ호 손ㅇ훈 이ㅇ중 김ㅇ수 전ㅇ우 곽ㅇ선 김ㅇ기 강ㅇ규 김ㅇ현 서ㅇ원
유ㅇ문 임ㅇ호 신ㅇ돌(삽당령-대관령구간산행팀)
승용차 축하합류:이ㅇ철 김ㅇ기 정ㅇ만 아내
이날은 백두대간 구간종주 완주하는 날이고 마지막 코스였다. 도상거리 690여 km 산행누적일은 33일이 걸렸다.
94년 노조일로 다른 직종으로 부당하게 전출 갔다 99년 돌아오면서 마음의 상처를 씻어 보겠다고 시작한 대간종주산행이 2년 정도 걸려 완성되었다. 이날 산행은 진고개에서 역으로 내려오는 산행이 되었다. 많은 동료들이 축하 산행을 같이 해주었고 대관령에서는 산행을 같이 하지 않은 동료들도 대관령 길이 멀다 하지 않고 와서 축하해 주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대단했다. 산행 갈 때마다 아내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는데 이날만큼은 아내도 대관령까지 와서 축하해 주었다. 나의 백두대간 구간종주는 이후 많은 후배들에게 산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술자리에서 안주거리가 되어 회자되고 경험담이 되어 전해주곤 했다.
사진을 뒤지다 빛바랜 옛날 사진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시 종이사진을 디카로 찍어 올려 보았는데 정감이 가고 옛 동료들의 모습에서 옛 산행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났다. 대간산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은 화방재에서 대관령까지 홀로 5일 동안 산행이다. 신발밑창이 갈라지고 산속 야영 중에는 짐승소리에 바짝 긴장하며 밤을 새우기도 했고 천연기념물 산양을 만나기도 했다. 산행을 마치고 대관령휴게소에서 승용 차을 얻어 타고 안양까지 왔던 일도 잊혀지지 않는다. 경마장에서 일하시는 분이셨는데 직업상 명암을 줄 수 없다고 하셔서 그날로 인연은 끝나고 말았다. 늦게나마 감사하다고 인사 올립니다.
두 번째 백두대간
대관령-진고개
세 번째 백두대간
삽당령-대관령
2013년 9월 8일 무박산행
강ㅇ한, 김ㅇ수, 최ㅇ근, 나, 이ㅇ섭, 김ㅇ용, 지원조
오랜만에 대간길 산행이다, 두 번째 대간길은 점봉산 구간과 미시령-진부령 통제구간에 막혀 대미를 장식하지 못하고 대간꾼들의 땜빵산행에 열심히 따라다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떤 구간은 다섯 차례나 산행을 한 구간도 있다. 삽당령-대관령구간은 세 번째 종주구간이다. 서울에서 차량을 렌트해 밤 10시쯤 출발해 새벽 2시부터 산행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이 구간은 최장 대간종주구간을 기록한 태백산 화방재에서 대관령까지 4박 5일 동안 걸었던 구간이고 이곳에서 4박째 야영을 했던 곳이기도 했다. 두 번째는 이곳을 통과해서 석두봉 가기 전 방화선에서 야영을 했었다.
이곳 삽당령에서 닭목재구간은 대간길이 어느 국립공원 등산로만큼이나 반질반질하게 길이 정비되어 있었다. 자치단체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를 한 것 같다. 쉼터와 데크로 계단을 정비하고 방해가 되는 잡목을 모두 베어 내버렸다. 이렇게 해야 되는지 긍금하다 보호하기 위해 출입까지 막는 곳이 있는가 하며 등산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정비라는 명목으로 산림을 훼손하는 것은 괜찮은지 묻고 싶다.
대간길에 이런 것도 만들어 설치되어 있다, 자연과 더불어 한 몸 되는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 모든 것을 그 자리에 있던 그대로 놓고 내려와야 할 곳에 이런 것까지 설치하고 어쩌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않으면 눕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라는데 인간의 마음을 간파한 것일까, 산은 있는 그대로 보고 마음에 담고 흔적을 남기지 말어야 함이 등산의 기본수칙이다. 돈벌이를 포기하지 않는 한 환경보호는 허구인 것이다. 관광객 몇 사람 더 불러들이기 위한 시설이라면 포기하라고 하고 싶다. 저곳이 대간길이라면 가지 않겠다.
아침 햇살이 아름답게 비춰 주고 있다. 저 그림은 저곳 그때 그 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자연은 저렇게 보여주는 것이다. 쉼터를, 데크로 등산로를 뒤덮고, 편하게 걸을 수 있게 나무를 베어내고 그런 등산로라면 가지 않겠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된 곳이라면 천 번이라도 가겠다.
돌과 흙과 나무와 풀이 잘 어우져 자기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데 왜 그곳을 파헤쳐 저런 짓을 하는지, 도심 근교의 산처럼 탐방객이 너무 많아 길이 훼손되어 유실되는 곳이라면 등산로를 정비하고 인간의 발자국을 멀리하게 하면 복구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저곳은 자연 그대로 놓아두어도 자연복구가 가능한 곳인데 조금 편하게 걸어 보겠다고 저런 시설을 한다면 예산낭비, 자연훼손,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이다,
삽당령에서 시작해 석두봉 화란봉을 지나 닭목령에 도착해 아침을 해 먹었다. 지원조 성영이가 모든 것을 준비해 놓고 기다려 먹기만 하면 되는 아침상이었다. 오랜만의 무박 산행이어서인지 나이 탓인지 무척 힘들었다. 자리를 깔고 한숨 자고 갔으면 좋을성 싶다. 햇볕이 따뜻하게 비춰줘 눕자마자 사르르 잠이 쏟아진다. 아직 고루 포기를 올라 채야하고 능경봉까지 가려면 긴 거리가 남아있다. 정신 차리고 배낭을 울러 메고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가는데 재한이 잠에 떨어져 안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멀리 대관령 풍력발전기의 모습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저것 또한 친자연적인 에너지를 생산해 낸다는 데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또 다른 면을 보자면 자연 훼손의 원흉이다. 저 능선길에 저 어마어마한 기계장치를 하려면 길을 내고 중장비가 동원되고 산을 깎고, 현지에 가보면 알겠지만 완전 폐허가 되어 버렸다. 멀리서 아름다운 풍경으로만 접하기에는 속내는 아픔이 너무 크다.
이 구간은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볼만한 코스이다. 목장, 고랭지 배추밭 풍경도 볼만한 곳이다.
무엇보다 환경을 생각게 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고압 송전탑을 세우기 위해 고루 포기 정상까지 임도를 만들고 산을 깎아냈고, 지금은 자연 복구가 많이 되어 관심 없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칠 것이다. 처음 대간종주를 할 때 이곳은 헐벗은 민둥산이었고, 15년의 세월이 지나서 와보니 딴 세상이 되어 있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는 말을 입증해 주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