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두대간종주(빼재-질매재)
빼재(소사재)-질매제(우두령)
첫 번째 백두대간종주
2000년 7월 26일
단독종주
바람재-덕산재 29.5km
바람재 5:50-삼성산 6:50-우두령 7:50-1175봉 10:30-삼도봉 13:50-중식 14:30-부항령 18:20-덕산재 20:30
5시가 되어 바람에 텐트가 너풀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텐트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온천지가 안개로 지척을 분간할 수가 없었다. 아침을 먹고 출발해야 힘이 날 것 같다. 텐트를 개고 국을 끓이고 어제저녁에 해두었던 밥을 국에 말아먹었다. 배낭을 챙기고 주변정리하고 삼성산을 올라 채기 시작했다. 바람재부근의 푸른 초원을 사진한컷 남기고 싶은 풍경이었지만 마음속에 담고 이슬을 털며 걸었다. 임도가 있었지만 임도를 버리고 초원길을 택해 임도를 몇 차례 건너고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다. 삼성산 정상에서 질매재까지 가는 동안 백발이 성성한 대간꾼 할아버지를 만났다. 바쁘게 오르시다 볼일 보는 상황에서 만났는데도 반가웠다. 무안해하시면서도 얼른 추스르시지 않으신다. 너무도 자연스레 끝까지 볼일을 보셔야겠다는 마음이 신 것 같다. 지나칠 수밖에 이 구간 질매재까지 덩굴 가시 잡목이 갈길을 방해한다. 아침시간이라 그래도 좋은 성적으로 걸을 수 있었다. 바람재에서 5:50분에 시작해 삼성산을 7:00시에 통과하고 질매재에 7:50분에 도착해 물을 찾았다. 숭늉으로 챙겼던 물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물을 보충하고 삼도봉을 올라야 한다. 질매재정상 우측에는 매일우유 김천 목장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봄 가축 구제역병으로 방제했던 흔적이 아직 목장입구에 널브러져 있다. 조금 더 목장 안으로 들어가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을 채우고 삼도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오늘 목표는 덕산재을 지나 도마치고개까지 가야 한다 그래야 덕유산구간에서 내일 22;00시 출근시간을 맞출 수 있다. 1177m 삼도봉은 그렇게 슆게 정상을 내주지 않았다. 1120 갈림길까지는 그런대로 길이 좋았다. 1175봉 1089.3봉 삼마골재까지는 온갖 잡목이 배낭을 잡아채며 쉬어가라 잡아당긴다. 삼마골재 못 미쳐 3명의 대간꾼을 만났다. 삼도봉 오르막에서는 많은 등산객을 만날 수 있었다. 충북 경북 전북 삼도의 경계가 만나는 지점이 삼도봉이다. 13:50분 정상에 올라 국물을 끓여 점심을 먹고 바쁘게 길을 가다 길을 잘못 들었다. 석기봉 민주지산 쪽으로 15분여를 진행하다 석기봉 거의 다가 뒤를 돌아보니 마루금이 저 멀리 남쪽으로 뻗어 내림을 알아차렸다. 30여분 알바를 하고 독도를 다시 하고 정확히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삼도봉에서 얼마 내려오지 않아 무주군 이천면 설천리 일대 대간 마루금쪽으로 고랭지 채소밭을 만들기 위해 너른 구릉지일대를 중장비로 깎아놓은 흔적이 여기저기 나타났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부항령에 도착하기 전 이리저리 몇 번을 방향을 틀어 방향 감각이 없어져 버렸다. 부항령 터널도로가 생겼는데 그래도 대간길을 자르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18:20분 또다시 갈길이 바빠진다. 도마치까지 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벌써 7시를 지나 8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덕산재까지 가서 야영을 해야 할 것 같다. 플래시를 켜고 853.1봉을 지나 폐광터를 지나고 마지막 덕산재 내리막에서 어두움을 만났다. 차소리가 가까워져 덕산재 도로가 가까이 있음이 안심이 되었다. 20;30분 덕산재에 도착해 주변을 살펴보니 삭막했다. 폐주유소와 폐휴게소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폐주유소 휴게소를 들여다봤을 때는 검은 고양이라도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 배낭을 내려놓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봤지만 물은 없었다. 반통밖에 남지 않은 물, 물 구하기를 포기하고 도로변 소공원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쳤다. 밤새차는 별로 다니지 않아 도로변인데도 잘 잘 수 있었다. 반통의 물로 국도 끓이고 쌀은 씻지도 않고 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집에 전화로 안부도 전하고 내일 산행계획을 더듬어 본다. 소사재까지 오늘 가야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는데 큰일이다 내일 출근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 내일 산행이 1200 봉우리를 두 개나 넘어야 하고 덕유산구간을 지나가야 한다. 걱정이다 애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덕산재에서 백암봉까지 23.1km 백암봉에서 칠연계곡이던 구천동계곡이던 내려가야 한다. 한두 시간이 더 필요하다.
2000년 7월 27일
단독종주
덕산재-백암봉(덕유 칠연계곡)
덕산재 5:40-대덕산 7:50-조식 8:30-소사재 10:00-삼봉산 11:50-빼재 13:20-대봉 15:40-1302봉 18:00-백암봉 18:38-칠 연계곡으로 하산 20:00
식수를 구하지 못해 조금남은 물로 대덕산을 넘기로 마음먹고 아침식사를 소사재에 가서 할마음으로 저녁에 밤을 해서 챙겼다. 코펠에 남은 물을 부어 끓이고 병에 채우고 텐트를 정리하고 배낭을 챙겨 5:40분에 출발했다. 1290.9m 가파른 오르막이 새벽부터 지치게 만든다 어쩌랴 올라야 하는 길을 계곡에서 세차게 내려가는 물소리는 더운 날 대간꾼을 약 올리기에 충분했다. 점점 계곡의 물이 가까워지고 샤워라도 하고픈 욕구가 솟아오른다. 하지만 일분이 아깝다. 무엇이 이렇게 빡빡하게 산을 다니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씻는 것을 포기하고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땀은 비 오듯 하고 해는 아직 떠오르지 않았지만 힘든 오르막이 연속이다. 얼마를 올랐을까 계곡의 물소리를 벗어나 조금 오르는데 돌틈사이로 물이 흘러내리는 샘이 있었다. 너무 반가웠다. 플라스틱바가지도 있었다. 나뭇잎을 접어서 받이고 물이 떨어지게 만들어 PT병 두병을 채웠다. 머리에 부어 땀도 식히고 물놀이를 하느라 30여분을 보냈다. 소사재까지 3시간 정도 걸려 가야 하는데 벌써 7:50분이나 되었다. 소사재에서 아침 먹으려던 계획을 바꿔 물도 구했겠다 전망도 좋겠다 대덕산 정상 헬기장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8:50분 서둘러 챙겨 소사재를 향해 내려서기 시작했다. 유혹의 등산로길을 멀리하고 대간길의 마루금을 따라 묵묵히 걷고 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양심에 거리끼는 대간은 하고 싶지 않다. 미완의 대간길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남은 구간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10:00 소사재에 도착 반대쪽에서 오는 대간꾼 두 분을 만났다. 가계에들러 음료수를 사 마시고 복숭아 통조림도 하나 사서 배낭에 챙겼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삼봉산 오르기에 힘을 쏟는다. 입구 배추밭길을 따라 오르다 임도에서 숲을 헤치고 대간길로 들어섰다. 1254봉 만만치 않은 높이다. 대덕산과 비슷한 높이다. 쳐다보니 까마득하다. 돌길이 더 많다는 것 외에 비슷한 등산로가 이어지고 있다. 11:50 분 정상에 섰을 때 덕유산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13:20분 빼재에 도착했다. 주변계곡 도랑에는 물이 많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휴게소에 들러 식수를 사고 곧바로 덕유산 초입 대간길로 들어섰다. 고갯마루 수박장수 아주머니한테 얼음물 한잔 얻어먹고 임도를 따라 통신중계소를 끼고돌아 대간길로 들어섰다. 1039.3봉을 넘어서서 허기진배를 채우고 대봉을 향해 오른다. 앞으로 다섯 개의 봉오리를 오르락내리락해야 백암봉에 다다를 것이다. 지루하고 시간에 쫓겨하는 산행이 무료하고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 대봉을 지나고 내리막길 달암재를 지나고 또다시 잡목숲을 지나 1302.2봉에 올라섰다. 아직도 넘어야 할 봉오리는 4개 정도 까마득하다. 22:00시까지 출근하기는 틀린 것 같다. 지봉을 지나고 송계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이정표를 만나니 무지하게 반가웠다. 백련사 3km 향적봉 6km 얼추 백암봉까지는 4km 정도 남았다. 1302.2봉을 지났을 때 18:00 시가 되었다. 사무소에 전화해 영동에서 막차 타고 올라갈 것이라고 통보했다. 백련사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바꿔 계획대로 백암봉까지 가기로 마음먹었다. 귀봉을 지나 정신없이 걷는데 갑자기 풀숲에서 후다닥 거리는 소리에 놀래 악-하고 소리를 질렀다. 멧돼지 가족들이 낮잠을 자다 놀랬는지 후다닥 뛰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지막 봉오리를 넘었을 때 백암봉 이정표가 보였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왈칵 솟아올랐다. 해냈다. 69.8km를 3일에 해냈다. 18:38분 기쁨도 순간 하산하는 길이 남아있다. 구천동계곡으로 내려가기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칠연계곡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남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1,8km에서 우측계곡으로 들어서 4.5km 내려가면 된다. 밤 8:00시 칠연계곡 계곡물에 벌거벗은 사내가 풍덩거리고 있다. 천상청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한 시간여 만에 내려선 칠연계곡 바쁜 발걸음 영동에서 막차 열차를 탈 수 있을까 ---
택시를 불러 타고 안성까지가 버스가 끈겨 다시 택시를 타고 영동역으로 달렸다. 영화에서나 봄직한 택시의 질주 목숨을 내건 질주였다.
택시: 안성 5000원, 안성-영동 30000원
영동:열차 21:32분-0:30분 출근
두 번째 백두대간 종주
0000년 00월 00일
덕산재-우두령
세 번째 백두대간 종주
2009년 10월 20일
덕산재-우두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