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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에서 10km 걷기 -4

왜 그럴까? 2025. 2. 8. 21:49

 
월출산에서 10km 걷기 4
2021년 12월 04일

경포지구-바람재-국보 144호-구정봉-바람재-천황봉-바람폭포-출렁다리-사자봉-경포삼거리-경포지구

네 번째 월출산에서 10km 걷기 도전 어떤 코스로 걸어 볼까 산으로 가는 승용차 안에서 머릿속에 그려 봅니다.

지난번 경포에서 걸었던 역코스로 걸어 보기로 결정했다.

 

구정봉 할배 만나러 가는 길
금릉 경포에서 바람재로 오르는 길 계곡의 물소리가 벌써 봄을 재촉하는 소리로 들립니다. 키 큰 삼나무 사이사이에서 보란 듯이 푸르름을 자랑하면 잘 자란 상록의 대표 수종 동백이가 용감해 보입니다.
동백이 터널을 지나면 금세 바람재에 도착합니다. 바람재에 올라서니 아늑한 경포 계곡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북사면의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만만치 않네요.
구정봉 할배가 또 어떤 놈이 올라왔나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고 계십니다.
이놈아 오늘은 잘 좀 찍어줘!

국보 제144호 다녀 오는길

구정봉 오르기 전 먼저 부처님께 삼배올리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고 올라왔다.

마애불 앞에 서면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지면서 우러러보게 된다.

한참을 말없이 쳐다보다 용암사 폐사지  삼층석탑을 그리고 서삼층석탑을 한번 바라보고 발길을 돌린다.

구정봉으로 올라오는 길 몽해들도 한번 쳐다보고 떡바위도, 처마바위도 한컷 남긴다.

 

구정봉 할배 사진을 오늘은 겁나 찍어 부렀다.

바람재에 오르자마자 찍기 시작해 정봉이 할배 머리 위로 가는 중 계속 찍었다.

국보 제144호 보러 가는 길에서도 할배의 좌측면을 찍어 드렸다.

바람재에서 황봉이 방향으로 오르면서도 계속 찍었다.

정봉이 할배 오늘은 참 잘했죠.

할배 살면서 남은것은 사진밖에 없죠?

 

바람재에서 구정봉 오른길에서
국보제144호 가는길에서
바람재에서 천황봉가는길에서

구정봉 할배 이야기
저는 오늘부터 구 정봉 할배라 부르겠습니다.
구 정봉 할배는 자손들이 참으로 많다.
도갑사에서 미황재에 올라서면 여기저기 큰 놈 작은놈 잘된 놈 못된 놈 식솔이 많은 놈 적은 놈 골짜기에 처 박힌 놈 잘났다고 능선에 올라 선 놈 별에 별놈들을 많이도 거느리셨다.
젊은 시절 주변의 유혹이 많았을 것이다. 머리 위에 아홉 개 구멍이 뚫린 지도 모르고 세상을 살았고, 향로 위에 푸짐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어도 자식들에게 나눠주고 나면 국물 몇 모금 마시며 살았을 것이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머리 위에서 못된 놈을 벌하느라 벼락이 내려쳐도 버터 내고, 머리 위에서 아홉 마리 용들이 춤을 쳐도 고통을 견디며 살아오신 구 정봉이 할배 참 고생을 많이 하셨는지 주름이 참으로 많으시네요.
나이 들어 노 부부는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온산에 뿌려지도록 고생만 허다 세상을 떠나셨다. 후대의 사람들은 이 풍경을 보고 희희낙락하며 살아가고 있다. 애처로운 구 정봉이 할배를 위해 부처님께 빌어도 보고 탑을 세워 기원해보기도헌 자식들도 있었다. 절을 세워 108배 천배 만배를 하면서 조상님들이 극락왕생 하기를 기원하는 후손도 생겨났다. 어떤 못된 후손은 할배의 머리위에 아홉 구멍이 뚫리도록 쫏고 갈아내며 자손의 번창을 기원 하기도 했다.
구 정봉이 할배 이제 인상 펴시고 편안하게 계시면 안 될까요?
할배 천 황봉님께 할배 만수무강을 빌어 드릴게요.
건강히 계세요.

볼수록 신비한 베틀굴에서

 

정봉이 할배 머리위에서

이놈아 할배 머리 위에서 그만 놀고 빨리 집에 가서 어매 밥 차려 드려라.
이놈은 할배한테 오기만 하면 머리 위에 올라 무슨 짓을 하는지 시간 가는 줄 몰러!
할배!
이제 그만 놀고 갈게요.

 

천황봉님 찾아가는 길
천 황봉님께 고하나이다.
높은 자리에 앉아 세상이 모두 내 것 인양 수많은 인간들로부터 추앙받으며 걱정 없이 살아가는 천 황봉님이여 저 아래 이름 없는 골짜기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백성들을 보살피라고 정봉이 할배가 말씀 하셨어요.

육 형제,사 자봉, 구 름다리,장 군봉,양 자봉 ,신 성봉이는 보살피지 않아도 된다고요.
정봉이 할배 말씀 전했으니 이제 내려갈래요.
바람도 찬데 감기 조심하세요.

 

사자봉
이놈은 기세가 너무 당당하다.
꼬리와 뒷다리는 바람폭포 계곡에 담그고 등허리 갈기를 바짝 세우고 앞다리 머리를 번쩍 쳐들어 찾아온 손님들을 괴롭히고 있다. 머리에서부터 등으로 솟구치는 갈기는 누구도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힘들게 자봉이 주변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지나가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힘들어 쉬면서 고개 들어 한번 쳐다 보면 으르렁거리며 포효만 할 뿐이다.
그래 자봉이 너 잘 났다.

 

양자봉, 천황봉
사자봉 앞을 지나 땅끝 기맥 달구봉 양자봉 갈림길 능선에 올라서 바라본 양자봉 천황봉

 

형제 람폭포 름다리 자봉이 느그들 정봉이 할아버지가 혼내주래 니들 배부르다고 배때기나 두들기고 있다고 정봉이 할배가 노하셨어 정신 차려 이 놈들아 저 꼬즈박에 풍찬노숙하고 살아가는 막뚱이 좀 도와주면서 우애 있게 살아야지
이놈들아 세상은 花無十日紅이여!

달 구봉이 동생쯤 된다.

 

금릉 경포로 내려가는 길 쉼터에서 바라본 달 구봉이 동생
구 정봉 할배 말씀 잘 전달하고 하산하는 길 구봉이 동생에게 잘 있으라 하고 산죽 삼나무 차나무 동백이 벗들과 인사 나누고 하산 무사히 네 번째 월출산에서 10km 걷기를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