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맞이 월출산 산행
월출산을 오르다
2021년 1월 2일
월출이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연말연시 한 번쯤은 올라보려 했는데 12/29일부터 기상특보로 입산이 통제되어 31일 두억봉을 오르면서 한 해를 정리하고 오늘 월출산을 오르면서 한해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려 했는데 눈꽃에 취해 비틀거리고 말았다.

동백아 춥지 않니?
동백이 좋아
동백이가 두꺼운 눈꽃 이불을 뒤집어쓰고 추위를 견뎌내고 있는 풍경이 애처롭다기보다는 용감해 보였다.
올해 월출산의 동백꽃은 어느 해보다 짙은 선홍빛의 꽃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동박새야 너는 이 추위에 어디에 있니?
동백꽃이 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겠지
그래 조금만 기다려라 맛있는 꿀을 맘껏 먹을 수 있게 해 줄 테니까
동박아 잊지 마 네가 할 일을 ㅡㅡㅡ




바람폭포
바람에 흩날리는 물줄기는 보이지 않고 얼어붙었다.
소나무 뒤에 숨어 목욕하는 선녀를 훔쳐보던 나무꾼도 목욕하는 선녀도 보이지 않는다.
꽁꽁 얼어붙은 빙벽만이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매봉 사자봉
구름다리-경포대능선 삼거리 구간은 동절기 결빙 위험구간으로 통제구간이다. 월출산에서 멋진 설경을 구경할 수 있는 코스를 추천하라면 천황사-바람폭포-광암터-천황봉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바람폭포 육 형제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사자봉 능선의 설경은 장관이다. 알프스의 마터호른 풍경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기암괴석에 얼어붙은 눈 풍경은 네팔의 고산 트레킹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과 견줄만했다.
감탄사 연발이다.
야야야--- 멋있다---최고다---



6형제봉
전망대 데크에 올라서니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오나니 그래 기다리자 살포시 가스가 걷히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더 더ㅡㅡㅡ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통했나 보다 보인다! 보인다! 보인다!.
기암괴석의 절경이다.
어떤 이가 출입 통제구간인데도 블로그에 당당하게 육 형제바위를 릿지로 올랐다고 자랑스럽게 올려 논 것을 보았다.
부끄러운 일 아닌가요?


광암터 소나무
척박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우리 산에는 소나무가 잘 어울린다. 눈꽃을 뒤집어쓴 풍경이 정감이 간다.
언젠가 중국 황산의 아름드리 소나무를 월출산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상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하산길에서 보는 풍경
황홀경이다.
남도에서 겨울 설경을 구경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눈 내린 밤 다음날 새벽 일직 산행을 하지 않으면 눈꽃을 구경할 수 없다 낮에 기온이 올라 금방 녹아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은 영하의 날씨가 며칠 이어지면서 눈이 와 아름다운 설경을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일기예보가 영하의 날씨를 예보하고 있어 당분간은 눈꽃을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다.





장군봉 형제봉
하산길 구름다리를 오르다 뒤돌아 보면 보이는 풍경이다. 육 형제봉에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유난히 이능선 길에는 기암괴석의 절경들이 많이 있다.
구름다리에서 사자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에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암릉을 감상할 수 있다.



하산길
구름다리
출렁다리
그냥 지나치면 서운할 것 같아 올랐다.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장군봉 능선도 아름답지만 다리를 건너 끝부분에서 천황봉에서 흘러내린 바람폭포 계곡 쪽의 풍경은 압권이다. 사시사철 어느 계절이 좋다고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주고 있다.
올랐던 구름다리 아래 협곡을 따라 내려간다. 동백이의 눈터널을 걷고 싶어 계곡길을 택했다.
오늘 산행계획은 천황사에서 시작해 정상을 찍고 산성터코스로 하산해 기찬묏길을 따라 천황사 주차장으로 오려고 했는데 바람폭포계곡의 설경이 너무 예뻐 올랐던 길로 하산코스를 급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