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을 걷다
월출산을 걷다
2020년 12월 18일
오늘은 영암읍내 산성대입구에서 시작해 정상 찍고 도갑사로 하산했네요.
산성대입구에서 오르기 시작해 수없이 이어지는 데크계단 암릉길을 오르락내리락 광암터삼거리를 지나 통천문 못 미쳐 데크 위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해바라기를 하고 천황봉으로 곧장 올라 인증숏 남기고 항상 점심 먹던 자리 베틀굴 앞에서 도시락 까먹고 셀카놀이 좀 하다 오늘은 구정봉 , 국보 제144호 구경은 생략하고 -억새밭 -도갑사로 직행했다.
오늘 걷는 거리는 9.7km 조금 아쉬웠고 영암으로 나가는 버스시간이 16:30분 차 한 시간 정도 남아 2.9km를 더 걸어 구림마을까지 걸어 영암행 버스를 타고 자동차를 회수해 귀가했다.
월출산 소사지 안내문
월출산 천황봉은 통일신라시대부터 임진왜란 전까지 국가에서 제사를 지낸 소사터로 전국명산대천의 제사터인 대사터 3곳 중사터 24곳 소사터 24곳 중 유구가 확인된 유일한 장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로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 왔는데 신라시대에는 천신이 산에 깃들었다 하여 산신제를 주로 드렸다. 천신이 산에 깃들었다는 것은 천신환웅이 태백산에 강림하였고 단군이 아사달산의 산신이 되었다는 신화에서 유래된 것이다.
천황봉 제사터에서 발견된 유물로는 통일신라시대의 토제향로와 토우 편 고려시대의 녹청자 접시와 청자탁잔 편 조선시대 백자접시 기와편등이 있다. 출토된 유물은 제사 관련 고급기종과 다수의 기와 편들로서 국가에서 제사를 지냈다는 삼국사기와 신승동국여지승람의 기록과 일치하며 이 자리에는 제각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지방에서는 월출산 천황봉을 신성시하여 이곳을 찾기 며칠 전부터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여 국태민안과 가문에 번영 등을 기원하고 있다.
월출산 정상에 오르면 천황봉 표지석 앞에서 인증숏 찍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구경하느라 월출산 소사지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는 사진을 찍어와 필사를 해보았다.
베틀굴에서 셀카놀이
손전화기를 땅에 놓고 돌로 고이고 스틱을 세워 양쪽 손잡이 벨트에 걸치고 10초 타이머를 작동시키고 셀카놀이를 한다.
집사람 왈
이사진 누가 찍어줬어?
누구랑 간 거야?
의심의 질문이 쏟아진다.
ㅎㅎㅎ웃고 만다.
풍경
뭐니 뭐니 해도 월출산은 기암괴석이 절경이다. 어느 코스로 오르든 아름다운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산성대코스는 월출산의 북사면을 볼 수 있는 코스다. 위험구간이 많아 데크계단을 많이 설치한 것이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암릉길의 멋진 풍경을 구경하면서 걸을 수 있어 좋다. 광암터삼거리에 올라서면 육 형제바위 바람폭포 계곡과 출렁다리 장군봉 사자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올라서 구정봉 향로봉 쪽을 바라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여러 차례 올라와 봤지만 올 때마다 감탄사가 나온다. 양지쪽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면서 믹스커피 한잔 마시며 바위들과 대화를 해본다.
애야 떨어질라!
누가 저기에 올려놓았을까!
너는 어디를 그렇게 바쁘게 기어 올라가니!
어라 둘이 좋아하나 봐!
저 집은 형제들이 많나 봐 6형제네!
저기 펼쳐진 책은 누가보나!
바람폭 나무꾼이 보나!
큰 바위 얼굴 저게 무슨 얼굴이야!
우와! 국보 제144호 마애여래좌상!
바위 위에 아홉 개의 샘이 있네!
욕심쟁이 벌주느라 번개를 아홉 번이나 내리쳐 생긴 구멍이래!
그 양반 가루도 못 찾았겠네!
동백이 좋아!
미왕재 억새밭에서 1km 정도 내려오면 계곡 쪽으로 상록의 동백나무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한겨울에도 낙엽수들 사이에서 보란 듯이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는 모습에 감탄사를 보낸다. 여름에는 키 큰 나무들에게 가려 햇빛도 제대로 못 받고 시달림 받으며 지켜낸다리 한겨울에는 내가 왕이다. 계곡 큰 바위들 사이에 뿌리내리고 화장한 새색시처럼 매끈한 흰 줄기를 힘차게 뻗어 올려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이제 한 달여 시간이 지나면 선홍빛의 꽃망울을 터트릴 것이다. 겨울에 피는 동백꽃 벌 나비가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수정을 할까? 동박새라는 놈이 꿀을 동냥한 대신 수정을 시켜준다고 합니다.
열매를 맺어 돌틈에 떨어뜨리면 물에 휩쓸려 내려가다 적당한 곳에 자리 잡고 싹을 틔워 새로운 애기동백이 태어나죠.
이렇게 자자손손 수대의 가족이 군락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동백이 좋아!
보물 제89호
영암 도갑사 석조여래좌상 (靈巖 道岬寺 石造如來坐像)
광배와 몸체가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불상이다. 좌대가 조금은 어설퍼보여 원래의 좌대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아름답다”
도갑사 거의 다 내려와 도선국사 수미비를 지나 우측 갈림길을 따라 오르면 조그마한 암자처럼 생긴 기와집에 모셔져 있다. 바쁘게 내려오다 보면 놓치게 되는데 꼭 한번 보시고 합장 한 번 하고 내려오시라고 권합니다.
보물 제1433호 도갑사 5층석탑
문수동자상과 보현동자상(보물 제1134호) 모조품이다.
진품은 도선국사 성보박물관에 모셔져 있다.
2012년
국보 제50호 도갑사 해탈문
수도 없이 해체 보수 수리한 것으로 아는데 쳐다보니 한숨만 나온다.
어떻게 저런 나무로 복원을 하였을까 궁금하다.
기둥 위 보의 짜맞춤이 문화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목수라면 저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뒤 현판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이해할 수 없다.
어쩌다 현판의 위치까지 바뀌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