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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머위
왜 그럴까?
2025. 2. 6. 12:27
11월에 꽃을 피우다
작년 찬바람이 불던날 완도 자연휴양림을 구경하러 갔다.
동백과 각종 상록수림이 겨울이라는 계절을 잊게 했다. 겨울산에서 프르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유리온실 식물원을 구경하고 아늑한 골자기를 따라 산책하는 중 돌틈사이에서 푸르른 잎사이로 멀대처럼 솟아 있는 말라버린 꽃대 위에 씨앗을 품고 있는 봉오리를 몇 개 채취해 주머니에 넣었다. 이렇게 해서 요놈이 우리 집 돌틈에서 자라게 된 연유다. 봄에 설마 싹이 틀까 의심하면서 돌틈에 씨앗을 심었는데 여름 장마철에 발아하여 작은 잎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씨앗을 심어 발아하는 식물을 보면 희열을 느끼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ㅡㅡㅡ
가을 가뭄이 심해 종종 물도주고 살펴보았는데 가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11월에 꽃대를 올리기 시작했다. 참 신기한 놈이다. 좋은 날씨를 다 제쳐두고 하필 겨울의 초입에 꽃대를 올리고 밤이면 영하의 날씨로 떨어지는 11월에 노란 꽃을 피워 보여주다니 감동이다.
울릉도 제주도 남해안 섬 지역이 서식지라고 한다.
각종 약재로 사용하고 나물로도 먹는다고 한다.
사람도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식물도 겨울나기를 즐기는 식물이 있는가보다.
마늘 양파 완두콩은 가을에 새싹을 틔워 혹독한 겨울나기를 하고 자란다.
야생화 꽃씨중에도 겨울맛을 봐야 발아하는 씨앗이 있다.
자연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아무 곳이나 아무 때나 나오거나 꽃을 피우지 않는다.
자연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