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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2025. 1. 2. 22:06

2025년 1월 2일

2024년 12월 11일 자정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날이다.
축하의 물결이 휘몰아쳤던 연말이 지날 무렵 작가의 책을 몇 권 주문했는데 이 책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알려준다. 책꽂이를 찾아 뒤져봤더니 23년 11월에 사서 읽었던 책이었는데 그때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이었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를 재껴두고 다시 한번 읽으면서 줄거리가 생각났다.
나가 인선이 가족을 쫓아가는 4,3 이야기


작별하지 않는다.
나와 인선
인선 어머니의 삶
광주 5,18과 제주 4,3
인선이 목공을 하다 손가락이 절단되어 나에게 부탁한 앵무새 구하러 눈이 펑펑 내리는 제주도 인선이네로 가는 길
눈밭에서 길을 찾아 헤매면서 4,3을 생각한다.
해안선에서 5km 안쪽지역을 통행하면 폭도로 간주 이유불문하고 사살한다.
4,3을 쫓는 인선
나와 인선의 일상 이야기를 하다 4,3으로 연결되는 글의 흐름이 묘하게 빨려 들게 한다.
인선 어머니 삶의 역사를 쫓아 가족을 찾아 제주에서 육지로 4,3에서 보도연맹 학살현장으로 1945년에서 60년대 지금까지도 어쩌면 이별할 수 없음이 시대의 아픔이다.
4,3 전후 제주에서 살았던 그들은 다 똑같았을 것이다. 가족을 찾아 바다든 육지든 흔적을 찾아 끝까지 쫓아갈 수밖에 없었던 억울함 이별할 수 없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어느 해인가 눈이 무릎까지 빠지는 한라산을 오른 적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백록담을 오르지만 나는 돈내코를 따라 오르는 남벽코스를 좋아한다. 눈보라 치는 남벽을 바라보면 검은 바위벽이 눈보라 속으로 사라졌다 보이다를 반복하는 풍경이 제주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은 왜일까?
나만의 감성일까?
눈보라가 소용돌이치면 없어질 것만 같은데 조금 걷다 쳐다보면 그 자리에 그대로 변함없이 버티고 서있는 모습이 아픔을 딛고 버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나만의 감성에 빠져보기도 했다. 그런 감성이 영실로 넘어오면 살아져 버린다.
제주의 바닷가 오름 구석구석 한라산 어느 산모퉁이 한라산 건천 골짜기 어느 한 곳이라도 빠질 수 없는 아픔의 붉은 피가 안 흐르는 곳이 없을 것이다.
지금도 작별하지 작별할 수 없음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