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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모정바위를 찾아가다

왜 그럴까? 2023. 10. 26. 12:59

2023년 10월 25일

도림천길


천변에도 산에도 가을이 익어가네요.
사람들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간다고 강변한다.
익어가는 정점에 도달하면 계속 익어가는 것이 아니고 늙어가는 것이다. 굳이 익어간다고 할까?
가을이 익어가는 만추가 지나면 추위에 견디지 못하고 낙엽으로 떨어져 바람에 뒹굴던지 나뭇가지에 붙어 말라 겨울을 스산한 분위기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익음이 지나면 사람이 먹든 새가 먹든 그래도 남아 있다면 자연으로 흡수되어 살아져 버린다. 인간도 똑같다. 익음이 절정에 도달하면 그다음은 서서히 늙어가는 것이다.

서울대 입구에서 시작해 아스팔트길을 버리고 도림천 좌측길을 따라 걷는다. 도로를 걷는 것보다 천변 따라 걸으니 분위기가 달랐다. 계곡에 물이 흐르면 금상첨화겠지만 욕심인 것 같다.

청단풍이 신선하다

제4야영장
아주 옛날에 소풍 와서 도시락 까먹고 공놀이했던 넓은 장소였는데 숲이 우거져 옛 정취를 느낄 수는 없었는데 소나무가 추억을 소환해 주네요. 그때는 조그마한 소나무였는데 지금은 엄청 자랐네요

팔봉능선을 오르다.
오늘은 팔봉능선을 타고 모정바위를 찾아가는 산행을 하라고 마음이 시켰다. 제4야영장을 지나 무너미 고개를 넘어 서울대 수목원 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팔봉능선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이정표에서 좌측길을 따라 숲 속으로 조금 들어가면 바로 1봉으로 오르는 급경사길을 만나게 된다.
길지는 않지만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등허리에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하면 1봉을 만나게 된다. 말 그대로 8개의 봉우리를 타고 넘어야 깃대봉에 도착한다.
다양한 릿지코스가 있어 마음이 허락하는데 까지만 릿지를 하며 바위길을 걷는다

첫째봉
왕관바위

왕관바위
보고 지나칠 수 없어 전화기 카메라를 비디오로 맞추고 나무그루터기에 설치하고 바위에 붙어본다. 인간은 참 이상한 동물이다. 쳐다보고 감상만 하면 될 것을 굳이 오르려고 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반 클라이머 고층빌딩 벽을 오르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얼마 전 롯데타워를 오르다 75층까지 오르고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빌딩 벽을 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자기 과시 관심을 끌기 위해 유튜브에 올려 돈 벌려고 자기만족 ㅡㅡㅡㅡㅡ
내가 바위를 오르면서도 왜 오르는지 모르겠다.
바위 아래 서면 오르고 싶어 진다.
짜릿한 쾌감
해냈다는 성취감
영상 찍어 자랑하고 싶어서
그러다 떨어지면 아픈데
왜?

보름달바위
오늘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철 모르는 진달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만추

멋지다 관음바위

누군가 ”날 따라와 “라고 페인팅을 해놨다.
약 올리는 것 같아 한번 붙어봤다.  만만치 않아 한 핏치 오르다 포기하고 내려왔다.
잘했어
포기하길
뒷면으로 돌아 미련이 있어 다시 한번 쳐다본다.
혼자는 안돼 떨어지면 죽어!
잘했어
포기하길
나무관세음보살!

장군바위

요놈은 타고 넘었다

연주암 연주대 기상대
연주암
몇차례 올랐는데 바위명을 정확히 모르겠다 이게 소머리바위인지?
요 바위를 타고 넘어 좌측 계곡쪽으로 모정바위를 찿아내려감
모정바위 찾아가는길에서

모정암 찾아가는 길
관악산공원 입구에서 출발 제4야영장-무너미고개 넘어 걷다 팔봉 이정표를 만나 힘든 팔봉을 타고 넘어 국기봉을 찍고 관음바위 오르다포기하고 쳐다보고 지나 장군봉을 오르고 헬기장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남사면의 만추감상에 취했다.
오늘은 KT송신소 탑을 우측으로 타고 돌아 소머리바위 쪽으로 올랐다. 연주암 연주대 단풍으로 물든 풍경이 무지 아름답게 닦아온다. 화물용 모노레일을 넘어 연주암에서 KT시설로 올라오는 계단을 조금오르다 소머리바위 쪽 암릉으로 오른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 희미한 길을 찾아 좌측계곡으로 내려간다. 길이 희미해 감으로 모정바위를 찾아간다. 도림계곡을 따라 오르면 편하게 모정바위를 만날 수 있는데 굳이 힘든 코스를 돌아 찾아야 했는지 마음에게 물어보고 싶다.
모정바위를 찾아가는 길 아름다운 단풍이 마음을 풍족하게 채워준다. 고생 후에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이 단풍을 만나지 못했으면 올 가을은 가을이 아니었을 것 같다. 급경사길 나무를 휘어잡고 내려가다 긴가민가 한번 걸어본 길이었는데 헛갈린다. 지나쳤는지 조금 더 내려가야 하는지 확인하려 정상바위부근까지 올라 확인하고 다시 내려가면서 찾아본다. 철탑흔적이 있던 곳 근처에서 모정바위를 만났다. 오랫동안 헤어져있다 어머니를 만난 기분이랄까 정감이 가는 바위다. 서쪽으로 떨어지는 낙조빛과 어우러진 모정바위를 쳐다보니 나이 드신 노모 생각이 나네요.
오늘 밤에는 모친에게 전화 한 통 해드려야겠다.

모정암 찾아가는 길
도림천을 따라 오르면 이 이정표 있는 곳에서 연주암 가는 길을 버리고 우측 샛길을 따라 거리 200m 표고 70m를 오르면 모정암을 만날 수 있다.

오늘도 귀가시간이 늦어 아내에게 혼나겠다
10.85km 4:21 H (3:44)
빠른 걸음으로 도림천을 따라 내려와 공원입구에 도착하니 6:00시가 넘었다. “서울대입구 출발”했다고 톡 날리고 빠르게 페달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