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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에서 길을 잃다.

왜 그럴까? 2023. 7. 22. 10:59

2023년 7월 21일
중복
장마가 잠시 주춤한 사이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나는 더위와  추위를 즐기는 편이다.
지루하고 반복된 생활을 탈출하는 길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오늘도 잔차 타고 등산 간다.
집에서 서울대 공학관까지 전기자전거를 타고 가서 가로수에 자전거 파킹시키고 산으로 들어가 등산을 시작한다. 오늘 코스는 학바위능선을 오르고 정상 찍고 자운암능선길로 하산하는 코스다.

도림천 계곡에서 수건에 물을 적셔 목에 두르고 본격적인 학바위 능선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지도상 점선의 희미한 암릉길을 버리고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한참을 육봉능선 쪽으로 가다 암릉을 타기 시작했다.
달궈진 암릉길이 숨이 턱턱 막히게 한다. 연거푸 물을 마시면서 바윗길을 타고 넘는다. 학바위능선길 소나무쉼터에서 한숨 돌리고 난이도 있는 소머리바위를 올라 디딤발을 확보하고 피아노 치듯 옆으로 이동 크랙에서 재밍기법으로 내려선다. 한숨 돌리고 완만한 슬랩길을 오른다. 암릉길을 따라 무너미고개를 지나 다시 연주대 암릉길을 탄다. 정상능선길에도 오늘은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다.

기상관측소 옆길을 따라 연주대 슬랩을 한바퀴 돌아 내려와 자운암능선길로 들어섰다. 깃대봉까지는 잘 내려갔는데 가다 보니 자꾸 우측계곡으로 내려가는 기분이 들어 주변 지형을 살펴보니 자운암길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 그대로 내려가 대학구내에서 도로를 따라 잔차 파킹장소까지 오면 되지만 오늘은 도림천 폭포에서 알탕을 하라고 마음이 시켜 길이 아닌 숲 속을 헤치며 좌측으로 횡단 이동을 했다. 한참을 낙엽에 빠지고 슬랩을 내려가고 돌밭을 지나 능선길을 만났다.
안도의 한숨 돌리고 도림천폭포에서 5분여 알탕을 하면서 더위를 식히고 물에 젖은 채로 걷는다. 젖은 채로 잔차를 타고 달리니 엄청 시원하다. 서울대 입구 편의점에서 음료수 한 병 온샷 하고 도림천 잔차길을 신나게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