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7월8일토요일
정처 없는 발길
15:00 활동지원사님이 오신다는 시간이다. 활동지원사님이 일하러 오시면 서로 불편해 자리를 피하게 된다.
무릎상태가 안 좋아 어제부터 한방치료를 받고 있다.
한의원치료받고 조금 걷다 올게요. 한의원에서 한 시간여를 치료받고 정처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구로구와 양천구 경계에 있는 계남근린공원을 찾아 걸었다. 도심의 산이나 산과 인접해 있는 곳은 어느 곳이나 공원과 무장애 걷기 코스 운동시설로 잘 가꿔져 있다.
계남산은 신월 신정 고척동이 인접해 있다. 주변에는 대부분 아파트단지로 개발되어 아파트단지에 포위되어 있는 형태다. 남부순환도로 육교를 건너 오류중 담벼락을 따라 걷다 보면 계남산공원으로 들어서게 된다. 목동에서 신월동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산을 두쪽 냈는데 다행히 생태터널이 만들어져 연결해주고 있다. 생태로를 넘어 데크길로 잘 만들어진 계남근린공원 들레길을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숲이 우거져 산림터널을 걷는 기분이어서 좋았다. 한 바퀴 거리가 2.7km나 되어 서울주변 근린공원 걷기 코스보다 꽤나 긴 코스가 만들어져 있어 주변 주민들의 운동공간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바퀴를 거의 다 돌고 장군정에 올랐다. 목동에서부터 잠실의 롯데타워 남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뷰가 장난이 아니었다. 서울시내를 구경하고 생태로를 건너 고척근린공원 쪽으로 가려는데 계남근린공원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방향감각을 잃어 길을 잃어버리고 헤메었다. 여기쯤에서 생태로 가 연결되어 있는데 짐작하고 내려가면 아니고를 두 번이나 실패하고 지도를 켜고 겨우 찾아갔다. 축구장이 있는 체육공원을 통과하고 데크길을 따라 덕의 근린공원까지 내려갔다. 더위에 지쳐 무인 아이스크림가게 유혹에 빠져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는데 어린이 두 명이 따라 들어오더니
“아저씨 아이스크림 하나 사주세요”
당돌한 녀석들이다.
좋아 골라봐 했더니
“비싼 아이스크림 먹어도 되요”라고 묻는다
아저씨도 몇백 원 자리 먹는데 그러면 안 되지
인마 양심이 있어야지!
눈치를 보더니 쭈쭈바 얼음과자를 둘이서 똑같이 한 개씩 골랐다. 무인결제기에서 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서툴러 보였던지 자기가 하겠다며 척척해냈다.
너희들 모르는 아저씨한테 아이스크림 얻어 먹었다고 엄마한테 혼나는 것 아니야?
괜찮아요! 하면서 놀이터로 달려가 신나게 논다.
당돌한 녀석들ㅡㅡㅡ
다시 데크길을 따라 내려왔던 길을 올라 정자 있는 곳까지 가서 고척근린공원 쪽을 포기하고 처음 시작했던 오류중학교 담벼락 갤러리가 있는 곳으로 내려와 육교를 건너고 매봉산을 넘어갈까 생각하다 마음이 오늘은 무릎도 아프고 하니 그만 걸으라 해 골목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일상생활하면서 생긴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가 오늘 걸으면서 화두로 걷는 내내 머릿속을 빙빙 돌았다.
정처 없는 발걸음인가
적당한 운동인가
스트레스를 없애고 머리를 식히는 시간인가
할 일 없는 백수의 시간 보내긴가
은퇴 퇴직 후 집에서 몇 달을 보내다 보면 지루하고 할 일이 없어 다시 일하러 나간다고 한다. 저가 퇴직 후 절대 월급 받는 일은 안 하겠다고 큰소리치고 다녔는데 선배님들이 하신 말씀 6개월만 아니 3개월만 쉬어봐라 일하러 않오나 보자 이렇게 말씀들 하셨습니다.
퇴직 5년 동안 잘 버티고 살아가고 있다
이제 65세가 되었다.
수많은 꿈들을 포기했지만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고 마음속 간직하고 있는 꿈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 꿈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며 살아야겠다 정처 없는 발길이 아니고 꿈을 쫓아가는 발길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