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일본 북해도(홋카이도) 여행
결혼 30주년 기념여행 (1983년 7월 9일)
30년이란 세월이 말 그대로 덧 없이 흘러가버린 것 같다. 1983년 여름 지금은 화재로 사라진 청량리 대왕코너 빌딩 내에 있는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했다. 내 나이 27살 아내는 24살 팔팔한 청춘이었다. 결혼식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친구들과 서울역으로 가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해운대 근처 호텔에서 첫 날밤을 보내고 이틀을 부산 구경하고 부산 김해공항에서 제주도로 날아갔다. 제주도에서 택시를 렌트해 이틀을 구경하고 광주로 날아와 고향집에 인사차 찾아갔다. 30년 전일을 기억해 보니 쑥스럽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물거린다. 결혼 전 인사차 시골집에 찾아갔을 때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밥 하는 것을 보고 아내는 대문밖에서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던 모습이 엊그제 갔은데 벌써 30년이 흘렀다. 신혼집은 부천 원미동에서 전세방 두 칸을 얻어 동생들과 같이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원미동에서 살면서 아들, 딸이 태어났고 직장 출퇴근이 힘들어 서울 북가좌동으로 이사했다. 350만 원 전셋집에서 700만 원 전셋집으로 이사 왔던 것이다. 반 지하방이었는데 장롱이 들어가지 않아 주인아저씨가 방바닥을 조금 파내고 장롱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해서 이사를 결심하고 서울 시민이 되었다. 북가좌동에서 세 번의 이사를 하면서 살다가 당산동 관사아파트 입주가 결정되어 거기서 5년을 살 수 있었다. 연탄보일러 아파트여서 가을이면 연탄을 들이느라 야단이었던 기억이 난다. 살면서 가스보일러로 바뀌고 편하게 살 수 있었다. 관사 생활을 마치고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마련하여 이사 와서 오늘까지 살고 있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세상은 이렇게 살아가는가 보다.
철도원이 되어 한 번도 직장을 바꿔 보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1976년 12월 17일이 기능직 철도원으로 발령받은 첫날이다. 이후 근무하다 휴직하고 입대하여 34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1981년 9월에 복직을 했다. 1983년 7월 9일이 우리의 결혼식날이다.
결혼 30주년인데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압박해 오고 있다. 아내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가의 기념품, 분위기 있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 먹기, 국내 여행 가기, 해외여행 가기,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 여름 피서 겸 휴가 겸 기념일 겸 일석삼조의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일본 북해도를 여행지로 정하게 되었다. 서울은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가 연속되고 있다. 6월 말부터 여름 날씨가 시작되더니 올여름은 3개월이 될 것이라는 일기 예보였다. 북해도에 가면 시원할 것 같고 온천도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볼 수 있을 것 같고 해서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아내가 추위를 이길 수 있으면 겨울 여행지로 적격인데 겨울에는 갈 수 없어 한여름 초입 결혼기념일을 빙자해서 여행 준비를 했다. 편안하게 즐겁게 쉬었다 오자 이런 마음으로 출발했다.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하고 준비하면서 뇌리에서 살아지지 않는 것은 지진과 쓰나미로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로 오염된 일본땅으로 간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 원전의 관계자가 후두암으로 사망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여러 가지 이유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핑계 대고 싶다. 일본은 나에게 묘한 인연을 만들어 주고 있다. 지진 쓰나미로 원전사고가 일어나는 날 규슈여행을 떠나던 날이었다. 공항에 갔는데 일부는 여행을 포기하고 일부는 가는 것으로 결정이 되어 12명이 규슈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동남아 여행지도 생각해 보았는데 아내가 장시간 비행 기을 타는데 문제가 있어 고민 끝에 선택한 여행지였다.
여행 내내 가이드는 방사능 오염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누구도 묻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것이 인간인가 보다. 일본열도가 온통 세슘으로 오염되었다고 위험을 경고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어떠한 것도 먹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인터넷에서는 여러 가지 괴담들이 나돌고 있다. 이 괴담을 해명하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르겠다. 새로운 세상을 한번 가본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남한의 80% 크기인 북해도의 일부분을 맛보고 돌아왔다.
2013년 7월 8일 8:20분 인천공항 출발
11일 15:00시 인천공항 도착
방문도시:1일째-치토세, 죠잔케이
2일째-노보리벳츠, 도야, 니세코
3일째-오타루, 삿포로
4일째-치토세



아름다운 해안선 잘 정리된 농경지의 모습이 여행지의 첫 모습이다.
널찍널찍한 논밭의 모습이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저렇게 변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우리의 시골도 이제는 농지정리를 다시 할 때가 온 것 같다. 기계를 가지고 농사 지으려면 과거의 오밀조밀한 농토 가지고는 농사짓기가 힘들다. 농사지을 사람도 없고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치토세공항도착
신치토세 공항은 군공항과 겸용으로 사용하는 공항이다. 멀리 활주로 한편으로 군용 비행기들이 보인다.
삿포로의 외곽지역에 있어 도시와 근접거리에 있고 지하철역도 있어 자유관광 시 시내 접근이 쉬울 것 같다.
관광버스를 타고 점심예약 장소로 가는 중 기사 아저씨와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 시내로 가다 되돌아오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버스의 에어컨이 문제가 생겨 가이드가 안절부절이다. 서울 보다는 기온이 낮지만 이곳도 이번 여름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맥주 공장 방문
술공장 방문이라는 프로그램이 이번 일정에 들어있다. 지난번 규슈 여행 때도 아사히 맥주 공장을 방문했는데 이번에도 아사이 맥주공장을 가게 되었다. 시원한 맥주시음 맥주의 제조 과정을 배워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라고 하는데 별로 즐겁지 않은 시간이다. 우선 맥주회사와 여행사간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어려운 시간 내서온 여행인데 맥주 시음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패키지여행 구성원들을 제한하여 모집하지 않는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같이 여행하는 상품이다. 3세에서 80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같이 여행을 하는데 술공장 견학하고 맥주 마시는 것을 관광이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없다. 이것은 여행상품을 개발한 회사 측의 도덕적 문제라고 생각하며 은연중에 술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두 회 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청소년이 같이 여행할 경우에는 술공장 견학을 다른 코스로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술공장이 아니더라도 볼거리는 얼마든지 있다. 굳이 술공장을 견학해야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죠잔케이
죠잔케이 온천 마을로 이동 조잔케이 호텔에 짐을 풀고 여행 첫날밤을 맞이했다.
온천욕을 하고 저녁 식사 후 동네를 산책 중 족욕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 발을 담가본다. 물이 너무 뜨거워 익을 뻔했다. 옆에 수돗물 호스가 있어 찬물을 틀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발을 담그고 족욕을 할 수 있었다. 삿포로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140년의 전통을 가진 온천 동네라고 합니다. 우리가 투숙한 호텔 온천탕은 남녀탕이 구분되어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3시간마다 한 번씩 남녀 탕이 바뀐다네요. 사실 저녁에도 하고 아침에도 온천욕을 했는데 탕이 바뀌어 있더라고요. 아침에 체크 아웃 시간 전에 시간이 있어 저녁에 들러보지 못한 다른 곳을 가보았는데 온천지가 온천물입니다 폭포수도 뜨거운 물 하수도 맨홀에서도 뜨거운 열기가 올라옵니다. 지진만 없다면 복 받은 곳이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함이 어쩌면 세상은 공평한 것 같습니다.












노보리벳츠 시대촌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이이 타이쇼균에 임명되어 막부를 개설한 1603년부터 요시노부가 정권을 반환한 시기 1867녀까지 애도시대의 생활상을 재현한 테마파크로 닌자, 게이샤 연극공연을 관람하고 나와 도리무시가락국수(닭찜가락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닭고기 야채를 찜통에 쪄서 소스에 찍어먹는 요리인데 맛있게 먹었다.




노보리벳츠 지옥계곡
이곳도 조잔케이와 같은 온천 마을이다. 마을은 휴양지답게 온통 온천 호텔뿐이다. 곤돌라를 타고 산등성이를 오르면 곰을 구경할 수 있다는데 가이드의 설명만 듣고 지나쳤다. 할 화산이라고 할 수 있는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독한 유황냄새가 코를 찌른다. 계곡으로 들어서자 온천물이 솟아오르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고 멀찍이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유황색깔의 흙으로 덮여있는 지옥곡을 바라볼 수 있었다. 지옥곡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자연현상 그대로의 모습일 뿐이다.








도야호수
이곳 호수는 둘레가 43km란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자 퍼뜩 떠오르는 것이 마라톤 완주코스다. 호수 한 바퀴 마라톤 대회를 하면 좋을 성싶다. 호수에서 유람선 타기, 호수안쪽에 있는 섬에 내려 사슴 백조를 구경하고 다시 유람선을 바꿔 타고 되돌아 나오는 코스였다. 북해도는 어느 곳을 가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기를 권장한다. 자연적인 환경에서 키우는 동물에서 나온 유제품이 좋고 맛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물질이 머리에서 살아지지 않는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삿포로에서도---


사이로 전망대
도야호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조그마한 언덕이다.
조금은 아쉬운 게 조금 높은 전망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날씨도 흐리고 구름이 시야를 가려 호수를 바라보는데 방해를 했다.

소화신산
1943년 우수산 화산 활동이 일으킨 지각 변동으로 생긴 화산이라고 합니다.
도로 건너편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지금도 수증기와 매캐한 유황 냄새가 주변을 진동하고 있었다.






니세코
호텔로 오는 길에 끝이 보이지 않은 감자밭의 하얀 감자꽃이 만발한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힐튼 니세코 빌리지 이곳은 마을이 없다. 골프장과 스키장을 위한 호텔이다. 노천탕이 일품이다 멀리 보이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웠다.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비가 내리는 풍경과 바로 앞호수에서 유영을 하며 노니는 잉어를 바라보면 온천을 즐길 수 있음이 너무나 행복했다. 뷔페식으로 식사를 하고 하루일정이 힘들어서 인지 금방 곯아떨어졌다. 아침에 일어나 골프장을 산책하며 걸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이래서 골프라는 운동을 하나보다 ---





후끼 다시 공원
요테이산의 눈비가 지층으로 스며들어 이곳으로 솟아 나오기까지 100년이 걸린다는 명수라고 안내를 한다. 이물로 끓인 커피나 요리를 맛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너무 많은 골프장이 있는 곳에 아무리 명수가 나온다 한들 그물은 이미 골프장 농약에 오염되어 명수로서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다. 물을 맛보면서도 머릿속 생각은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하다. 물의 온도와 외기 온도차 때문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오타루
오타루로 가는 길 비는 계속 내린다. 오타루에 도착하자 비가 멈췄다.
오타루는 옛날 청어가 많이 잡히는 항구였다고 합니다. 항구에 수없이 많은 창고들이 그때의 모습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시내로 길게 운하가 있는데 지금은 일부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번성했던 그 시절의 창고들이 겉모습은 옛 모습 그대 로고 속을 들여다보면 자동차 정비소, 식당들로 변모해 옛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운하 주변에는 인력거꾼들이 호객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호기심에 타봤는데 가격이 꽤나 비쌌다. 창고 안 식당에서 여행사에서 제공한 쿠폰으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유리공방거리, 오르골당, 과자거리를 구경하면서 군것질도 하고 선물도 사면서 시간을 보냈다. 약속시간이 되어 다음 코스로 이동하기 의해 버스에 왔는데 문제가 생겼다. 에어컨이 또 말썽을 피웠다. 대체 버스가 올 때까지 1시간여를 기다린 것 같다. 가이드가 미안했던지 가계로 안내해 먹고 싶은 것 한 가지씩 선택하란다.



북해도 시계탑
1878년에 세워진 시계란다. 버스차창으로 지나면서 구경했다.



구북해도 청사
1888년에 세워진 건물로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정원의 연꽃이 아름다웠다.




오오도리공원
도로가로 공원으로 주변에는 볼거리가 많이 있었는데 차량이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시간이 없어 tv탑 전망대에 올라 야경을 구경하고 내려오기 바빴다. 겨울에는 이곳에서 눈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시간이 부족함이 아쉬웠다.




호텔에서 아침산책에 나섰다. 가까운 곳에 하천이 있어 하천을 따라 걷다 들어왔다.
이하천에서 한강의 모습을 떠올린다. 하나도 다를 게 없다. 똑같다.
어제저녁 호텔에 들어오면서 차창밖으로 지나쳤던 교회도 볼 수 있었다.
결혼식만을 위한 교회라고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호텔밖에서 기다리는 오래된 택시 나이 드신 기사아저씨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항으로 가기 전 쇼핑하는 시간이다.
주변 골목길에서 정원수를 관리하는 것도 보고 가정집 담 넘어 구경도 하고 집 짓는 광경도 구경했다.
가정집을 짓는데도 저렇게 가림막을 설치하고 공사하는 모습을 보고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담이 없고 주차선이 잘 정리된 집 이곳을 보면서도 비교된다.




가이드
관광객이나 여행객을 인도하며 현지를 안내하는 직업
가이드는 여행안내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주 업무가 여행안내라고 생각한다. 여행사를 선전하는 것이 주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가이드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여행사의 홍보맨인지 여행 안내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열심히 여행안내를 하다 보면 회사의 이미지는 자연 홍보되는 것이고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여행상품을 타사와 비교하면서 같은 가격인데 숙소는 어떻고 식사는 어떻고 이런 횟수가 많아질수록 짜증으로 바뀌게 된다. 가이드의 본분을 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행안내를 잘 받았는지 잘못받았는지는 가이드의 몫이 아니고 여행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도중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은 양해를 구하면 된다. 타사와 비교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이런 과정에서 고객이 불쾌한 느낌을 밭았다면 분명 잘못된 안내라고 생각한다. 여행 관광 가이드는 여행사의 홍보맨이 아니고 관광지를 홍보해야 진정한 가이드인 것이다.


















여행 중 길거리에서 만난 꽃들이 여행자의 가슴을 울린다.
도심의 빌딩 속에서 야생화를 만났을 때는 더욱 그렇다.
끝없이 펼쳐진 자연에서 만난 꽃들은 그곳에 있으려니 하지만 길가의 척박한 곳에서 자란 야생화를 만났을 때는 한컷 찍어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나의 꿈 시골마을을 온통꽃으로 뒤덮여있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다. 은퇴 후 고향에 내려가 우리 동네를 꽃동네로 만들어보고 싶다.



자투리땅의 화단을 보면서 이곳 사람들의 소박한 생활모습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여행 중 자투리 시간이 나면 골목길 구경하기를 좋았는데 구경거리가 꽤 많다. 가정을 방문하지 않으면 그들의 생활상을 볼 수 없지만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조금이나마 여행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잡초로 뒤덮여 있을 땅이 몇 포기의 꽃들로 채워져 있을 때 여행자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 준다.
여행후기
여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몇 가지 기록해 보고자 한다.
여행지를 정하는 것은 나의 일방적 결정이었다. 아내의 의견은 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면 된다. 준비를 하면서 서로 긴장하게 하는 것은 돈 쓰는 문제다. 나는 쇼핑에 별관심이 없다. 여행기념으로 술 한병 사와 직장동료들과 한잔씩 나눠 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내는 그렇지 않다. 아니 세상의 여자들이 대부분 그럴 것이다. 쇼핑하고 싶은 마음이 많겠지만 나와 몇 차례 해외여행을 해봐서인지 눈치를 보면서 자제하는 것 같다. 여기서 서로 어려운 여행이 시작된다. 눈치 보면서 돈 쓰는 문제을 경계하게 된다. 출발지 공항 면세점 이곳을 그냥 통과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다음 패키지여행은 현지에서 꼭 쇼핑시간이 끼워져 있다. 이런 곳을 그냥 통과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여행을 망칠 수도 있는 곳이고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다음 돌아오는 공항 면세점 이곳이 마지막 싸움이 일어나는 곳이다. 싸움이라고 해서 치고받고가 아니고 심리전이 시작되는 곳이다. 가족 주변 친지 생각하면 끝이 없다. 선물을 포기하면 쉬운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곳에서 여성핸드백 점포나 화장품 점포를 기웃거리면 더욱 긴장하게 된다. 어렵게 여행 온 것만도 어딘데 선물 없어 할때는 돌아버린다. 없어하면 서운해하고 뭐 골라봐 하면 능력이 안되 걱정이 된다. 나머지 외화를 전부 건네며 이것밖에 없어 맘에 드는 것 사. 몇 푼 되지 않은 돈을 건네고 주변 구경하겠다고 가계에 들어가지 않는다. 약속시간이 돼서 가보면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필요한 것이 없네 하면서 나온다. 여보 미안해.